맨인블랙 3 Men in Black III (2012)

2012.05.25 00:57

DJUNA 조회 수:13501


[맨인블랙 3]는 10년만에 나온 [맨인블랙] 영화입니다. 이 정도 기간 동안 중단되었던 시리즈가 갑자기 재기된다면 뭔가 할 이야기가 생겼다는 말이겠죠. 그 이야기는 뭘까요. 그건 시간 여행입니다. 익숙하죠? 원래 3편쯤 되면 주인공의 과거로 돌아가는 게 시리즈의 정석이니까요. 꼭 시간여행을 이용하지 않더라도요.

영화의 사연인 즉 이렇습니다. K 요원이 1969년에 팔을 하나 잘라 월면 감옥에 가두었던 외계인 악당 짐승 보리스가 탈옥합니다. 그는 타임머신을 타고 그가 팔을 잃기 직전의 과거로 돌아가 K 요원을 제거합니다. 변화된 시간선에서 K 요원의 부재를 인식하고 있는 건 파트너 J 요원.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K 요원과 함께 그가 설치한 방어막이 제거되어 지구가 외계 군단의 공습을 받고 있거든요. 이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J 요원이 크라이슬러 빌딩 꼭대기로 올라가 점프해서 땅에 닿기 직전에 타임머신을 작동시키는 것입니다.

이 시간여행 이야기의 포인트는 나이 든 토미 리 존스를 중간에 잠시 밀어놓고 조시 브롤린을 젊은 K 요원으로 등장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캐스팅은 정말 놀랍습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보는 동안엔 둘이 닮았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하지만 조시 브롤린이 토미 리 존스 성대모사를 하는 걸 보면 거의 기적을 경험하는 기분입니다. 어쩜 저렇게 닮을 수가 있답니까.

지구 멸망의 위기를 다루는 영화지만 영화는 소품입니다. 하긴 [맨인블랙] 시리즈의 영화들은 다 소품이었죠. 시치미 뚝 떼고 우주적인 농담을 텔레비전 시리즈 에피소드의 규모로 해치우는 작은 영화말입니다. 이번 영화도 지구 멸망이나 외계군단의 공습보다는 시간여행으로 빚어지는 소소한 논리 게임과 농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1969년이 무대이니 아폴로 11호의 발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건 당연하고요.

영화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건 J 요원과 K 요원의 관계입니다. 시간 여행을 통해, J 요원은 K 요원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되고 둘 사이의 관계는 더욱 깊어집니다. 배우를 바꾸었지만 여전한, 아니 여전을 능가하는 일관성을 가진 K의 캐릭터 때문에 둘 사이의 관계는 올망졸망 귀여운 코미디들을 만들어냅니다.

영화의 결말은 1,2편처럼 과격한 무언가를 추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거겠어요. 십여 년을 함께 한 두 남자가 단골 식당에서 같이 파이를 먹는 것 같은 소소한 일상이 더 중요한 거죠. (12/05/25) 

★★★

기타등등
사실 전 미국 대중 문화의 괴상한 연예인들이 몽땅 외계인 음모의 일부라는 농담은 별로입니다. 우주는 그보다 다채로워요. 지구인들도 그렇고요.


감독: Barry Sonnenfeld, 출연: Will Smith, Tommy Lee Jones, Josh Brolin, Jemaine Clement, Emma Thompson, Michael Stuhlbarg,  Mike Colter, Nicole Scherzinger, Michael Chernus, Alice Eve

IMDb http://www.imdb.com/title/tt1409024/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5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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