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 Incompresa (2014)

2015.04.27 22:53

DJUNA 조회 수:4115


[아리아] 이전에 아지아 아르젠토가 장편 영화를 두 편 만들었던가요? 전 그 중 [스칼렛 디바]만 봤습니다. 보면서 참 자기중심적이고 오만방자하고 난폭한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이번 영화는 어땠느냐. 비슷했어요. 여전히 자기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고 그 캐릭터 안에 염치없이 푹 빠져 있지요. 단지 이번엔 그 캐릭터의 나이가 확 줄었습니다.

영화의 시대배경은 1984년. 주인공 아리아는 아홉살입니다. (참고로 아지아 아르젠토는 75년생이고 주인공 이름 아리아는 본명입니다. 부모인 다리아 니콜로디와 다리오 아르젠토는 1985년에 헤어졌고요.) 아리아의 아버지는 영화 배우이고 어머니는 피아니스트인데 둘 다 정신연령이 딱 15살 수준입니다. 아리아를 포함해 딸이 셋인데 모두 엄마, 아빠가 조금씩 다르고요. 영화 시작부터 끊임없이 치고 받던 두 사람은 결국 헤어지고, 아리아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엄마 아빠 사이를 오갑니다. 여기서 그나마 아리아 곁에 꾸준히 있는 건 길거리에서 주워온 검은 고양이 닥뿐입니다. 솔직히 아리아가 강제로 끌고 다닌다는 것이 더 정확하겠지만.

특별한 스토리는 없고 아지아 아르젠토의 실제 경험에 바탕을 둔 아홉살 소녀의 내면 자체가 영화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는 터프한 가족사, 여자친구와의 우정, 첫사랑, 예술가로서 개안, 오해 받고 사랑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 꽉 차 있습니다. 이에 대한 아이의 감정과 반응도 여백없이 빽빽하게 차 있지요. 멈추어 생각할 여유없이 질주하는 영화입니다. 그래서인지 스토리 없는 아트하우스 영화답지 않게 속도가 빠르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향수섞인 어린시절 이야기와는 거리가 멉니다. 일단 환경부터가 정상적인 애들과 다르잖아요. 부모 둘 다 부유한 인기 스타. 주인공은 자기 도취에 빠진 쪼끄만 프리마돈나. 보통 영화라면 고통스럽기 짝이 없을 집단 따돌림 묘사가 은근히 가벼운 이유도 아리아가 감정이입하기 어려운 캐릭터이기 때문일 겁니다. 단지 이건 단점이 아닙니다. 아이들 이야기라고 늘 천진난만하거나 공감하기 쉬운 애들만 주인공이란 법은 없죠. [아리아]의 재미는 외부인의 시점에서 아홉살 짜리 난폭한 프리마돈나의 예측불허, 질풍노도의 폭주를 구경하는 재미입니다.

캐스팅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영화인데, 아지아 아르젠토는 줄리아 살레르노라는 멋진 아역배우를 캐스팅했습니다. 정직하게 말하면 [스칼렛 디바]의 아지아 아르젠토보다 훨씬 좋은 연기를 보여줘요. 감독 자리에 앉은 현직 배우와 자기 자신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아역 배우 사이에서 어떤 교감이 오갔는지 궁금해지는군요. 어머니 역을 맡은 샤를로트 갱스부르도 언급할 필요가 있는데, 은근히 젊은 시절 다리아 니콜로디와 분위기가 많이 닮았네요. 그래서 캐스팅한 거겠지만. (15/04/27)

★★★

기타등등
엄마 이름이 이본 카셀라라고 나오는데요, 다리아 니콜로디의 외할아버지가 작곡가 알프레도 카셀라입니다.


감독: Asia Argento, 배우: Giulia Salerno, Charlotte Gainsbourg, Gabriel Garko, Alice Pea, Carolina Poccioni, Anna Lou Castoldi, 다른 제목: Misunderstood

IMDb http://www.imdb.com/title/tt351045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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