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 Zomer (2014)

2015.06.13 16:53

DJUNA 조회 수:3234


[썸머]의 무대는 마을 남자들 대부분이 근처 핵발전소에서 일하고 주민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인 네덜란드의 작은 시골마을입니다. 분명 작가나 감독 누군가의 자서전적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는 거 같은데 아무래도 작가쪽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 마을에 대한 개인적 감정이 너무 생생해서 영화를 위해 그냥 만든 곳처럼 보이지는 않아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영화의 중심이 되는 것은 "이놈의 쓰레기 같은 마을은 지옥에 떨어져 버려라!"라는 증오의 감정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갑갑할 정도로 보수적이고 화가 날 정도로 성차별적입니다. 가정폭력은 일상화되어 있고 말에서 떨어진 여자가 주변 일꾼에게 성폭행 당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 해결책은 결혼이고요. 외부인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거부감, 그 고인물 안에서 무환순환하는 희망없는 일상의 반복을 보면 도대체 왜 이 마을의 젊은이들이 대도시로 도망가지 않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사실 답은 나오죠. 이곳의 젊은이들은 이미 마을에 오염된 존재입니다. 갑갑하다고는 느끼고 있지만 자기네들이 이미 잘못되어 있다는 건 모르죠.

주인공 안너는 그래도 뭐가 잘못되어있는지는 압니다. 탈출하려고도 하고 탈출의 길도 열려있습니다. 그건 얼마 전 엄마 병간호를 하기 위해 도시에서 온 레나와의 사랑이죠. 안너 말고 마을에서 탈출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는데 이들은 실패해서 그냥 주저앉거나 극단적인 길을 택하거나 뒤늦게 탈출에 성공하거나 그렇습니다.

굉장히 절실한 이야기인데, 이게 그렇게 잘 전달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따로 진행되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어느 여름날 밤에 폭발하는 구조를 담고 있는데, 이게 그렇게 잘 묶이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내레이션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그런 거 없이도 이야기와 주제는 충분히 전달되고 있는데 고집스럽게 안너의 목소리가 끼어들어 참견하고 있으니 전 많이 귀찮더군요. 없었다면 훨씬 좋은 영화가 되었을 거 같습니다.

결국 안너의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어느 정도 해결된 상태에서 끝나긴 하는데, 안정된 해피엔딩에도 불구하고 전 그게 그렇게 믿음직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증오의 감정이 너무 절실한 데에 비해 제시된 해결책은 너무 기계적이니까요. (15/06/13)

★★☆

기타등등
마을 젊은 여자들이 모두 긴 머리 금발이라 캐릭터를 구별하지 못할까봐 걱정했습니다. 다행히도 레나는 아프로 머리의 흑백 혼혈. 감사합니다.


감독: Colette Bothof, 배우: Steef Cuijpers, Pieter Dictus, Martijn Lakemeier, Jade Olieberg, Lisa Smit, Lisanne Sweere, Sigrid ten Napel, Eva van der Gucht, Willemijn van der Ree, 다른 제목: Summer

IMDb http://www.imdb.com/title/tt269110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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