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는 35년만에 나온 [피너츠] 극장판 영화이고 최초의 CG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각본을 쓰고 제작한 브라이언과 크레이그 슐츠는 찰스 M. 슐츠의 아들과 손자이니 여전히 가족 영화입니다.

이야기는 거의 원형적인 찰리 브라운 수난기입니다. 옆집에 빨간 머리 소녀가 이사옵니다. 찰리 브라운은 사랑에 빠지지만 구애할 자신이 없고 뭔가 하려고만 하면 실수가 터집니다. 그러는 동안 찰리 브라운의 개 스누피는 상상 속의 1차 세계대전에서 붉은 남작과 전투를 벌입니다. 보면 향수가 터집니다. 얼마 전에 속편을 영접한 [스타워즈] 팬들은 이 기분이 무엇인지 아실 거예요. 몇십 년 동안 존재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했던 가공의 세계에 다시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번역의 번역입니다. 가장 완벽한 [피너츠]는 물론 슐츠의 오리지널 코믹 스트립입니다. 빌 멘델레스와 리 멘델슨의 [피너츠] 영화들은 이 코믹 스트립을 영화의 매체에 맞게 번역한 것이고요. 캐릭터에서부터 구도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피너츠]스럽지만 그렇다고 코믹 스트립을 그대로 옮긴 건 아니죠.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 버전 스누피는 대사가 없습니다.)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는 이 멘델레스/멘델슨 버전을 CG 애니메이션으로 또 번역한 것입니다. 보면 재미있어요. 일부러 애니메이션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으니까요. 찰리 브라운과 친구들은 여전히 정면과 측면만을 볼 수 있고 애니메이션은 툭툭 끊어집니다. 그런데도 그림자나 머리칼은 사실적이란 말이죠. 잘 하긴 했는데, 여전히 3D CG로 만들 필요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투여한 기술 대부분은 잉여입니다.

그러나 3D CG에 익숙한 관객들은 그들 세대의 [피너츠] 영화가 필요할 것이고, 이 정도면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가 이 아슬아슬한 중간 단계에서 일을 꽤 잘 수행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영화들이 계속 만들어진다면 저도 언젠간 이 이중번역의 고유의 아름다움을 보다 잘 읽어낼 수 있는 여유를 찾겠죠. (15/12/31)

★★★

기타등등
스누피와 우드스탁의 목소리는 고인이 된 빌 멘델레스의 목소리를 그대로 따서 쓰고 있습니다.


감독: Steve Martino, 배우: Trombone Shorty, Rebecca Bloom, Anastasia Bredikhina, Francesca Capaldi, Kristin Chenoweth, Alexander Garfin, Noah Johnston, Bill Melendez, Hadley Belle Miller, Noah Schnapp, Venus Schultheis, Mariel Sheets, Madisyn Shipman, A.J. Tecce, 다른 제목: Snoopy and Charlie Brown: The Peanuts Movie

IMDb http://www.imdb.com/title/tt245204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9974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