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먼 토카의 [외계에서 온 고양이]는 어렸을 때 [디즈니랜드]에서 봤던 가족영화입니다. 종종 이야기하지만, 전 당시 이 프로그램에서 봤던 가족용 실사영화에 대한 애착이 좀 있는데, 제 나이 또래 사람들 중 같은 향수를 품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못 봤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SF입니다. 다른 은하계에서 온 우주선이 미국의 어느 농장에 불시착합니다. 군대가 와서 그 우주선을 조사하지만 승무원은 달아난지 오래죠. 알고 봤더니 그 우주선은 고양이들만 살고 있는 행성에서 왔고, 본명이 Zunar-J-5/9 Doric-4-7이며 앞으로는 그냥 제이크라고 불리게 될 이 승무원은 아비니시아종 고양이입니다. 제이크는 우주선을 수리하기 위해 지구인 과학자인 프랭크 윌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문제가 있어요. 우주선을 수리하는 데에 꼭 필요한 Org 12가 알고 봤더니 금이었던 것입니다.

어디서부터 말이 안 되는가를 따지는 건 그냥 무의미한 일입니다. 그냥 고양이에게 텔레키네시스와 텔레파시가 가능한 외계인 역할을 시켜놓고 바보처럼 놀아보자는 게 목표니까요. 여기서 논리를 따지기 시작하면 지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대충 이야기를 짜도 통하던 순진무구한 시절의 산물인 거죠.

별다른 고민 없이 넋놓고 보기 딱 좋은 영화입니다. 일단 고양이가 예뻐요. 다루기 힘든 동물인데 용하게 연기를 꽤 잘 하는 것처럼 보이게 편집을 해놨기 때문에 특별히 어색하지 않고요. 냉전 공포증과 007 악당이 뒤섞인 코미디는 그냥 편안하게 전형적입니다. 단지 뒤에 나오는 헬기와 복엽기의 추격전은 스턴트를 위한 스턴트로 지나치게 장황한 구석이 있어요. 찍은 사람들은 고생이 많았겠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E.T.]와의 유사점입니다.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낙오된 외계인과 지구인 협조자의 이야기인데다가 심지어 주인공과 외계인이 탄 두 바퀴 탈 것이 하늘을 나는 장면도 있답니다. 이 영화에서는 자전거가 아니라 모터 바이크지만요. 그리고 전 도리스 되리가 이 영화에서 [파니 핑크]의 아이디어 일부를 얻었을 거라고도 생각해요. 그 영화에서도 금이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니까요. (16/01/02)

★★☆

기타등등
여자주인공인 샌디 던컨은 사실 고양이 알러지가 있었다고요.

감독: Norman Tokar, 배우: Ken Berry, Sandy Duncan, Harry Morgan, Roddy McDowall, McLean Stevenson, Jesse White, Alan Young, Hans Conried, Ronnie Schell, William Prince

IMDb http://www.imdb.com/title/tt0077305/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46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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