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위의 집 (2017)

2017.03.31 12:28

DJUNA 조회 수:6201


아들과 남편을 살해한 죄로 형을 살던 미희는 25년만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영화는 나이 든 미희와 25년 전 미희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보여주면서 25년 전 미희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들려줍니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이 이야기는 [닥터 후]스러운 SF/호러에 가까워요. 시간여행 이야기죠. 이 정도는 스포일러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제목부터가 [시간위의 집]이잖아요.

전 아무 정보도 없이 이 영화를 봤는데, 원작이 있더군요. 베네수엘라 영화예요. [하우스 오브 디 엔드 타임스 La casa del fin de los tiempos]이라고요. 리메이크라고 보면 영화가 이해가 돼요. 이 영화의 배경은 암만 봐도 한국 같지 않으니까요. 무대가 되는 낡은 시골 저택, 가톨릭 환경과 같은 것들 말이죠. 다시 말해 충분한 로컬라이징이 되어 있지 않은 영화입니다.

미희 역의 김윤진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만, 영화 속 캐릭터들은 대부분 납작하고 어색합니다. 특히 남편 역의 조재윤은 캐릭터에서부터 연기에 이르기까지 믿을 수 있는 부분이 없어요. 미희의 두 아이들은 생기없고 안전하기만 한 게 딱 드라마 아역 캐릭터고요. 이 역시 절반 정도 하다 만 로컬라이징의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야기가 재미있어지는 것은 시간여행의 미스터리가 풀리기 시작할 때부터입니다. 그 전까지는 여러 모로 갑갑하죠. 할 이야기가 무엇인지 빤히 보이는데, 계속 액션이 유보되니까요. 하지만 일단 발동이 걸리면 플롯은 시계장치처럼 과거와 현재가 맞물리며 딱딱 잘 돌아갑니다. 물론 여전히 갑갑한 구석은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다 그렇죠. 주인공의 자유의지가 시간여행 속에서 감금되어 버리니까요.

아무래도 원작을 한 번 봐야 할 것 같아요. 좋은 부분은 대부분 원작에서 나왔을 거라 의심하는 중입니다. (17/03/31)

★★☆

기타등등
이번에도 김윤진은 고통받는 엄마 역입니다. 이런 영화들만 묶어 따로 영화제를 열어도 되겠어요.


감독: 임대웅, 배우: 김윤진, 옥택연, 조재윤, 이한위, 박준면, 백도빈, 다른 제목: House of the Disappeared

IMDb http://www.imdb.com/title/tt6214734/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6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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