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Verónica (2017)

2018.03.02 21:12

DJUNA 조회 수:4100


두 번째 [베로니카]는 [REC] 시리즈의 감독 파코 플라자의 최신작입니다. [REC]와는 달리 파운드 푸티지물이 아니에요. 하지만 다른 방식의 트릭을 쓰고 있죠. 이 영화의 이야기가 1991년 실제로 일어났던 초자연현상을 기록한 경찰 기록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 거죠. 뒤에 나오는 사진들은 정말 현장 사진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고요.

주인공 베로니카는 가톨릭 학교에 다니는 15살 여자아이입니다. 엄마가 밖에서 일하는 동안 동생 셋을 보살피느라 정신이 없죠. 1991년 개기일식이 일어나자 베로니카는 친구 둘과 함께 위자보드를 갖고 죽은 자를 불러내는 의식을 합니다. 여기서 그 죽은 자는 베로니카의 아빠예요. 근데 베로니카는 중간에 발작을 일으키고 의식은 중단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그 뒤로 베로니카 주변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죠. 위자보드의 의식이 저 세계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아버지는 아닌 것 같은 어떤 존재를 불러낸 것입니다. 베로니카는 이 존재로부터 자신과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어다닙니다만... 과연 이 아이의 경험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요?

실화라고 주장하지만 굉장히 전형적인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1991년에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 이만큼 기승전결에 분명한 장르 이야기일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에게 분단위로 정확하게 사건을 추적할만큼 충분한 데이터가 있었을 리가 없고요. 뒤에 영화는 사건을 이치에 맞게 설명하기 위해 꽤 긴 시간을 할애하는데,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베로니카]는 상당히 재미있는 호러물입니다. 일단 아이디어와 표현력이 상당히 풍부해요. 그 모든 게 엄청나게 독창적이지는 않지만 영화를 채울 재미있는 재료들이 늘 준비되어 있는 거죠. 그리고 영화는 주인공을 제대로 만들었습니다. 베로니카는 집중하면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사람이에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지만 선량하고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넘쳐흐르는 아이죠. 아이는 최선을 다해 사태를 수습하려 하지만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믿을 수 없는 건 진짜로 무섭잖아요.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주변 사람들이 모두 아이라면 더욱 그렇고. 어린 배우들의 연기만 제대로 지도해도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설정인데, 이 영화의 어린 배우들은 다들 참 좋거든요. (18/03/02)

★★★

기타등등
엄마 역 배우가 아나 토렌트예요. 그냥 카메오 수준입니다만. 베로니카가 동생들을 챙겨 등교하는 장면에서 [까마귀 기르기]가 생각났어요.


감독: Paco Plaza, 배우: Sandra Escacena, Bruna González, Claudia Placer, Iván Chavero, Ana Torrent, Consuelo Trujillo, Ángela Fabián, Carla Campra, Chema Adeva

IMDb http://www.imdb.com/title/tt586231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67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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