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들 (2014)

2014.12.16 21:34

DJUNA 조회 수:9421


직업범죄자인 지혁은 바람잡이 구인, 해커 종배와 손잡고 보석상 금고를 텁니다. 그런데 그 보석의 주인은 하필이면 재계의 검은 손 조사장. 마침 자기가 벌일 큰 판에 노련한 금고털이가 필요하던 그는 지혁 일당을 고용합니다. 이들의 목표는 인천 세관에 숨겨진 고위층의 비자금 1500억.

기자간담회에서[기술자들]의 김홍선 감독은 반전이 센 영화이니 스포일러에 조심해달라고 했습니다. 물론 전 그 요청에 따라 불필요한 정보가 세어나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듭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눈치 빠른 사람들은 도입부만 봐도 뭔가 수상쩍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혁이 우리에게 모든 정보를 주지 않고 있어요. 갤러리에서 일하는 은하라는 여자에 대한 그의 태도만 봐도 뭔가 수상쩍습니다. 당연히 관객들은 이 역시 그가 이미 그려놓은 전체 계획의 일부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 계획이 무엇인지는 정보가 없으니 확신할 수 없지요. 하지만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들이 그 계획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은 이게 '관객과의 지능대결'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노련한 장르 관객이라면 익숙해진 기존 공식과 유사점을 찾아내며 내용을 예측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지능대결과는 상관이 없죠. 아마 그들은 반전으로 관객들을 제압할 생각도 하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뭐든지 계획의 일부일 수 있는' 상황에서 관객들이 무얼 보고 놀란다는 겁니까?

그래도 노련한 전문가들이 복잡한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기는 걸 구경하는 재미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여기에서도 이 영화는 재료의 가능성을 반쯤 놓치고 있습니다. 일단 다들 너무 멋을 부려요. 전 멋있는 척 하는 도둑놈들은 별롭니다. 멋부리는 도둑놈들보다 도둑질을 잘 하는 도둑놈들이 훨씬 멋집니다. 영화가 아니냐고요. 영화라서 그런 거죠. 실제 세계에선 도둑놈들이 멋있어 봤자 도둑이지.

캐스팅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캐릭터의 한계 때문에 애먹을 뿐. 여성 캐릭터가 심각하게 부족하고 그 부족한 캐릭터마저도 구출의 대상으로 머무는 건 짜증납니다. 카메오가 꽤 많이 나오는데, 엔드 크레디트 흐를 때 나오는 장면들은 불필요하게 길기만 하고 재미가 없습니다. (14/12/16)

★★

기타등등
왜 에필로그 찍으러 아부다비까지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거기서 찍으면 혜택 같은 거 있습니까?


감독: 김홍선, 배우: 김우빈, 김영철, 고창석, 이현우, 조윤희, 임주환, 조달환, 신구, 다른 제목: Criminal Designer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Criminal_Designer.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7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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