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 (2011)

2011.05.19 12:06

DJUNA 조회 수:11286


자살한 줄기세포 권위자 김상철 박사의 머리가 장례식장으로 옮겨지는 동안 사라집니다. 이 머리는 엉뚱하게도 퀵서비스맨 홍제에 의해 발견되지요. 자기가 배달하던 물건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허둥대던 홍제는 범인에게 사로잡히고, 홍제의 누나인 방송국 사회부 기자 홍주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머리를 배달해야 합니다.


[헤드]를 보면서 전 머리를 움켜쥐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과연 이 사람들은 아이큐가 몇이야? 여기서 '이 사람들'은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기도 하고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건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한 관용적인 질문이 아니에요. 진짜로 전 궁금합니다. 이 사람들은 진짜로 아이큐가 몇이에요?


영화의 도입부만 봐도, 제가 왜 그런 질문을 던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단 한 사람만 상식적으로 행동해도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홍제만 해도 그래요. 자기가 잘린 머리를 배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으면 당장 경찰에 신고해야죠. 전과가 있다는 것 때문에 주저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홍제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몰라도 경찰이 이 사건을 홍제와 연결할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범죄는 도대체 어쩌다가 발각이 되었던 걸까요? 왜 이번 사건에서만 이들은 이전과 다른 식으로 행동했던 걸까요? 그리고 이 사람들은 과연 우선 순위에 대해 생각은 해보았던 겁니까? 과연 사라진 머리를 찾는 것이 사람 목숨과 맞바꿀만한 동기가 될까요?


한 마디로 말해, [헤드]는 가장 기초적인 계산을 잘못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정말로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 어처구니 없음은 영화의 논리 안에서 설명이 되어야 해요. 아니면 처음부터 설명 자체를 말던가요. [헤드]는 그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설명은 하려고 하는데, 그게 그냥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리고 그게 보는 동안 계속 신경이 쓰여요.


웃기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관객들을 넘어서는 영리한 코미디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고, 가끔 그게 성공한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기본 설정의 문제점은 극복하지 못해요. 하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자잘한 아이디어와 리듬, 코미디의 감각은 뜻밖에도 많이 남아 있어요. 그 때문에 제가 위의 질문을 던졌던 겁니다. 이 영화와 관련된 사람들은 바보 같은 영화 속에서 종종 이상하게 똑똑하게 굴고 있어요. 보면 헛갈립니다.


[헤드]의 '똑똑함'은 태생적인 똑똑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보다는 비슷한 종류의 블랙 코미디 걸작들을 열심히 보고 충실하게 리듬감을 익힌 학생의 답안에 가깝죠. 모범답안이라고도 못하겠어요. 그냥 가끔 성공적인 답이랄까. 분명히 터지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어느 정도 성공적인지 확신하지 못하겠단 말이죠. (11/05/19)


★★☆


기타등등

전 남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 사람이 나오는 장면만 봐도 가슴이 갑갑하고 숨이 막혀요. 그런 경우를 현실 세계에서 너무 많이 겪어서 그런가.  

 

감독: 감독: 조운, 출연: 박예진, 백윤식, 류덕환, 오달수, 데니 안, 주진모, 다른 제목: Head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Head.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detail.nhn?code=75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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