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곰 테드 Ted (2012)

2012.09.29 22:03

DJUNA 조회 수:15827


[19곰 테드]는 [패밀리 가이] 시리즈의 세스 맥팔레인이 감독한 첫 번째 실사영화입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 중 가장 비현실적인 이야기지요. 그래서 오히려 실사영화에 맞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곰인형 이야기입니다. 외로운 주인공 소년 존이 소원을 빌자,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곰인형 테드가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여기까지는 8,90년대에 유행했던 가족용 판타지 영화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여기는 세스 맥팔레인의 우주입니다. 결코 가족영화로는 가지 않죠. 테드는 순식간에 전국적인 유명인사가 되지만 대부분의 '어린이 스타'가 겪는 몰락도 겪습니다. 그러는 동안 35살이 된 존은 정신적 성장이 멈춘 채 테드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19곰 테드]는 초기 패럴리 형제 영화와 비슷합니다. 음담패설, 화장실 농담, 과장된 정치적 불공정성이 마리화나 연기와 알코올에 젖어 질펀한데, 영화의 스토리는 은근히 건전한 것입니다. 사실 전 이런 조합이 그렇게까지 재미있지는 않아요. 특히 과시적인 정치적 불공정성은요. 독한 이야기를 하면서 뒤로는 사실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알리바이를 치고 있으니 맥이 좀 빠지잖아요. 그리고 아마 한국 관객들은 농담의 상당부분을 놓칠 겁니다. 테드와 존의 이야기는 미국문화, 특히 80년대 대중문화의 인용과 패러디에 많이 의지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영화의 기본 아이디어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작품 전체를 짊어질 수 있을 정도로 강합니다. 아이들 장난감으로 만들어진 귀여운 곰인형이 입이 걸은 서른 살 짜리 남자처럼 구는 것은 그 대조만으로도 엄청난 효과를 내지요. 농담을 조금 쉽게 만드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세스 맥팔레인은 이 영역에서 이미 꼭대기까지 오른 베테랑입니다.

이 아이디어는 비유로서의 보편성도 획득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성장을 멈추고 어른의 책임감을 거부하는 남자들 이야기지요. 영화는 일련의 드라마를 거치면서 이 덜떨어진 남자들이 서서히 성인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굉장히 건전한 이야기입니다. 

단지 영화의 소재와 주제는 서로를 배반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영화는 남자주인공들에게 성장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이야기의 재미는 이들의 유아적인 행동에서 나오니까요. 그리고 이들이 이야기를 끌어가고 교훈을 불러오기 위해 여자친구의 하늘처럼 높고 바다처럼 넓은 관대함에 의지한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군요.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초자연적인 것은 살아있는 곰인형이 아니라 남자주인공과 룸메이트의 진상짓을 다 받아주는 여자주인공의 놀라운 인내심입니다.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어요. 종종 그런 인내심을 더 생산적인 데에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12/09/29)

★★★

기타등등
카메오 출연이 많은 편인데, 자기 자신으로 나오는 [플래시 고든]의 주연배우 샘 존스의 비중이 가장 큽니다. 자기 자신을 사정없이 조롱하는 역할이라 보다보면 딱해요. 하지만 배우 자신은 이 농담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감독: Seth MacFarlane, 출연: Mark Wahlberg, Mila Kunis, Seth MacFarlane, Joel McHale, Giovanni Ribisi, Patrick Warburton, Matt Walsh, Jessica Barth, Aedin Mincks, Bill Smitrovich, Patrick Stewart, Norah Jones, Sam J. Jones, Tom Skerritt, Bretton Manley

IMDb http://www.imdb.com/title/tt1637725/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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