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수 (2021)

2021.12.31 16:52

DJUNA 조회 수:1169


올해는 [희수]라는 영화가 두 편 나왔는데, 제가 본 것은 서독제에서 상영한 감정원 감독의 영화입니다. 그 전에는 전주에서 먼저 상영되었지요.

희수는 당연히 공민정이 연기하는 주인공 이름입니다. 대구의 염색 공단에서 일하는 공장 노동자예요. 그런데 영화는 희수의 이야기를 두 시간선으로 쪼개서 보여줍니다. 시간선 1번에서 희수는 염색 공장에서 일해요. 시간선 2번에서 희수는 강원도로 여행을 왔는데, 거기서도 그곳 식당에서 파트타임 일을 구해 일을 합니다. 영화 대부분이 희수의 일상을 그리고 있는데, 그 일상이 노동에서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노동에 대한 영화예요. 탈출할 수 없는 연옥 같은 반복으로서의 노동요.

따라잡기가 그렇게 쉬운 영화가 아닙니다. 왜 영화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각각의 시간선에서 희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따라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이 영화에는 서독제에서 상영되는 영화 특유의 우울하고 갑갑한 독립영화스러움이 있어서 종종 관객들은 해독을 하려는 의지를 놓쳐 버립니다. 이런 영화에서는 이런 일들이 그냥 일어나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영화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이 모든 게 갑자기 설명이 되는 지점이 나옵니다. 그것도 아주 장르적으로요. 우린 지금까지 백여년의 전통이 있는 아주 친숙한 이야기를 보고 있었던 거예요. 만약 영화가 연대기순으로 진행되었다면 관객들은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을 거예요. 여전히 두 시간선을 교차시키더라도 중반 이후에 이해가 확실하게 되는 방식으로 편집하는 방법이 있었을 거고요. 하지만 영화는 지금의 어조를 택했고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단지 그 때문에 그 중반의 결정적인 장면 이후에도 확신이 쉽지 않았습니다. 저도 그랬는데, 감독이 GV에서 확실하게 정리를 해주어서... (21/12/31)

★★★

기타등등
그냥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인의 연인]이나 [희수]처럼 매우 한국 독립영화스러운 작품들이 고전적인 장르나 캐릭터 틀로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요.


감독: 감정원 배우: 공민정, 강길우, 안민영, 김필, 다른 제목: The train passed by

IMDb https://www.imdb.com/title/tt15146242/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detail.naver?code=20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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