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즈 드림 Når dyrene drømmer (2014)

2014.08.09 18:29

DJUNA 조회 수:4137


마리는 부모와 함께 덴마크의 작은 섬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엄마는 알 수 없는 병으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고요. 영화가 시작되면 마리는 근처 생선 가공 공장에서 일을 시작하는데, 그 쪽 직장 환경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특히 툭하면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는 몇몇 남자 직원들은 끔찍하죠.

영화가 진행되면 우린 마리의 가족에게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고 마리를 제외한 거의 모든 마을 사람들이 그 사실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다는 의심을 품게 됩니다. 적어도 어른들은요. 마리의 엄마는 병으로 아픈 게 아니라 원래의 정상적인 상태가 되지 않기 위해 계속 약을 먹고 있었던 거고, 마을 사람들은 마리 역시 엄마와 같은 존재가 될까봐 두려워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그 존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영화는 별로 숨기고 있지 않습니다. [Når dyrene drømmer / When Animals Dream]라는 제목만 봐도 꽤 노골적이잖아요. 심지어 부천에서 택한 [애니멀즈 드림]이라는 파편화된 제목도 그렇습니다.

소재와 주제 모두 정통적입니다. 소재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고, 그들의 '우리' 범위에서 벗어난 소수를 억압하는 작은 마을 사람들이라는 주제도 익숙하죠. 여기에서는 마리와 마리의 엄마가 여성이기 때문에 그들의 힘과 가능성을 억누르려는 사회의 이야기도 추구됩니다. 물론 이런 소재의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막 어른이 된 여자주인공의 성적 성숙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됩니다.

이 익숙한 재료들이 거의 단아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아하게 조립되어 있습니다. 선정성을 최대한으로 줄였고, 북유럽의 차갑고 어두운 분위기에 맞추어 담담하고 신중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죠. 단지 후반에 터지는 호러 장면이 다소 약하고 그 뒤의 결말이 지나치게 급작스러워서 충분히 이룰 수 있었던 장르적 성취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좋은 영화이긴 하지만. (14/08/09)

★★★

기타등등
와이드스크린 영화이긴 한데, 부천시청 상영관에서는 여전히 양쪽에 빈 공간이 남더군요. 화면에 맞추어 스크린을 치는 것처럼 단순한 일도 하기가 귀찮나?


감독: Jonas Alexander Arnby, 배우: Sonja Richter, Lars Mikkelsen, Jakob Oftebro, Gustav Dyekjær Giese, Sonia Suhl, Mads Riisom, 다른 제목: When Animals Dream

IMDb http://www.imdb.com/title/tt281817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7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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