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 금지된 구역]의 원제는 [As Above, So Below]. 보통 우리말로는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로 번역되지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Above와 below를 보다 융통성 있게 쓰고 있습니다.

스칼렛이라는 역사학자가 주인공입니다. 이란에서 니콜라 플라멜이 만든 '철학자의 돌'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장미 열쇠를 발견한 스칼렛은 언어학자인 친구 조지, 카메라맨 벤지와 함께 단서를 밟아가다가 그 현자의 돌이 파리 카타콤 어딘가에 묻혀있다고 믿게 됩니다. 이들은 파피용이라는 가이드와 그 일행의 안내를 받아 지하로 내려가고... 여기서부터 익숙한 지옥의 문이 열립니다. 여기서 지옥은 말 그대로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노골적으로 단테의 [지옥]을 따라하고 있어요.

굉장히 경제적인 영화입니다. 파리 카타콤이라는 로케이션을 백 퍼센트 활용하고 있고 가짜 다큐멘터리예요. 이미 존재하는 호러 배경에 배우들만 밀어넣으면 되는 거죠. 목표가 분명하고 그에 맞추어 장르가 정해지니 이야기나 스타일이 조금 진부해지는 구석이 있습니다. 카타콤은 기하학적으로 불가능한 미로가 되고 구석구석엔 귀신들이 숨어 있어요. [블레어 윗치] 이후 이런 영화들이 지나칠 정도로 많이 만들어졌으니 새롭기는 어렵죠.

영화에서 그래도 차별성이 있는 부분은 유사 역사학입니다. 정상적인 역사학자라면 니콜라 플라멜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겠지만, 이런 영화에서 그 정도 융통성은 큰 문제가 아니죠. 연금술과 유럽사의 지식을 적당히 버무려 여기저기에 뿌리자 뻔한 파운드 푸티지 영화의 공식에 의외의 생기가 생깁니다. 여전히 주인공들이 꺅꺅거리며 달아나는 건 같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문제풀이와 해결과정이 들어가는 거죠. 초자연적인 호러보다 이런 모험의 비중이 조금 더 컸다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좋은 평을 받은 영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재미있었습니다. 스칼렛을 연기한 퍼디타 윅스를 포함한 캐스팅도 괜찮았고 로케이션의 매력은 상당했지요. 한 번 구경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15/04/04)

★★☆

기타등등
정식으로 허락받고 카다콤에서 촬영된 최초의 상업영화라고 하더군요.


감독: John Erick Dowdle, 배우: Perdita Weeks, Ben Feldman, Edwin Hodge, François Civil, Marion Lambert, Ali Marhyar, Cosme Castro, 다른 제목: 애즈 어보브, 소우 빌로우

IMDb http://www.imdb.com/title/tt287061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7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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