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 Ema (2019)

2020.06.01 14:49

DJUNA 조회 수:2448


파블로 라라인의 신작 [에마]를 보았습니다. 작년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부산에서 틀어줬지요. 칠레에서는 작년 가을에 개봉했고 미국에서는 무비에서 판권을 사서 극장 개봉을 추진 중이었는데, 그만 팬데믹이 터졌지요. (이 비슷비슷한 이야기는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 나올 거 같아요.) 지난 한 달 동안 무비 사이트에 걸려 있었고 막 내려갔는데, 무비에서는 얼마 전에 라이브러리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거기서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근데 라이브러리 영화들을 앱에서 볼 수 있는 방법 아시나요? 링크가 안 보이던데.

에마는 주인공 이름이에요. 안무가인 남편 가스통과 함께 남자아이를 한 명 입양했는데, 그 아이가 그만 정말로 심각한 사고를 치고 맙니다. 아이는 입양기관으로 돌려보내지고 두 사람은 후회하지요. 부부 사이는 금이 가고 두 사람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에마이기 때문에 우리는 에마의 이야기만 따라갈 수밖에 없지요. 이후 에마는 남편과 함께 하던 현대무용을 포기하고 대신 레게톤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섹스 파트너를 만나요. 이 영화의 절반은 섹스와 춤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아요. 아, 그리고 화염방사기.

에마의 심리를 아주 정확하게 따라가는 건 힘이 들어요. 그게 가능한 것 같지고 않고 꼭 그래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우린 원래 그리 논리적이고 명확한 존재가 아니니까요. 영화도 그에 집중하는 대신 에마를 일종의 불꽃처럼 다루고 있어요. 아름답고 위험하고 완벽하게 이해하거나 통제하기는 어려운 시네마틱한 존재지요. 에마는 관객들에게 굳이 이해를 요구하지 않고 늘 몇 발짝 먼저 갑니다. 관객인 우리는 그냥 따라갈 수밖에 없고요.

영화 후반에 입양과 관련된 이야기가 다시 맺어지긴 합니다. 그 동안 그 여정 중 만난 사람들이 불려오고요. 하지만 이 결말이 영화 진행 중 사방팔방으로 흩어진 여정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가? 꼭 그렇지는 않은 거 같아요. [에마]는 철저하게 표면적인 영화예요. 그리고 그 표면은 종종 정말로 아름답죠. 도입부에 보여지는 불타는 신호등처럼 말이죠.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아름답다는 것 아니겠어요? (20/06/01)

★★★☆

기타등등
전 솔직히 그 아이가 무서웠어요. 많이들 그랬을 걸요. 물론 책임감 있는 보호자가 잘 키워서 좋은 사회인으로 만들 수도 있겠죠.


감독: Pablo Larraín, 배우: Mariana Di Girolamo , Gael García Bernal, Santiago Cabrera, Paola Giannini, Cristián Suárez, Giannina Fruttero, Josefina Fiebelkorn, Mariana Loyola, Catalina Saavedra

IMDb https://www.imdb.com/title/tt8800266/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8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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