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그녀 (2014)

2014.01.24 22:13

DJUNA 조회 수:13380


[수상한 그녀]의 장점, 아니, 유일한 존재이유를 설명하려면 세 글자로 충분합니다. 심.은.경. 이렇게 리뷰를 마쳐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척 봐도 20대 여성 주인공의 어깨에 영화 전체가 걸려있는 영화인데, 그걸 주연배우가 엄청 잘 하는 겁니다.

그런 설정이 뭔지는 이미 다들 아시겠죠. 나문희가 연기하는 말순은 젊었을 때 남편과 사별하고 지금은 대학교수인 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심각한 고부관계 때문에 며느리가 앓아눕자 가족은 말순을 요양원으로 보낼 계획을 세우고 화가 난 말순은 가출합니다. 길에서 우연히 사진관을 하나 발견한 말순은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 그 안에 들어가는데, 사진을 찍고 나오니 어쩐 일인지 20살 처녀로 변해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심은경이 등장하고 영화의 모든 재미가 시작됩니다. 막 20살이 넘은 어린 처자가 얼마 전까지 나문희가 연기했던 역할을 그대로 물려받는데 어쩜 그렇게 능글맞게 잘한답니까? 어떤 때는 심지어 나문희보다 더 할머니 같습니다. 그러면서 20대의 몸을 얻은 70대의 할머니가 표출할 것 같은 온갖 즐거움을 그럴싸하게 쏟아내는데, 그냥 할 말이 없습니다.

영화의 각본은 심은경에게 온갖 종류의 연기를 시킨다는 역할에 집중합니다. 개연성 같은 건 별로 신경 안 쓰고 다양한 소망성취적인 판타지 모험담을 마구 쏟아내고 있지요. 요새 사람들이 70대 할머니가 20대 아가씨가 되었다면 이런 걸 하며 좋아하지 않았을까하며 상상한 것들이 계속 나옵니다. 말순이 손자 밴드의 보컬이 되고 방송국 PD와 연애한다는 설정 같은 것도 이렇게 만들어진 거겠죠.

이렇게 기능적으로 이야기를 풀다보니 정작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주인공의 입장과 성격에 대해 별 생각을 안 한 거 같습니다. 나문희가 연기했을 때 말순은 문제가 굉장히 많은 사람이에요. 결코 좋은 시어머니가 아니고 젊었을 때 한 일 중 하나는 변명의 여지가 없죠. 전 이게 심은경 파트를 지나면서 해결될 거라고 기대했는데, 암만 기다려도 안 나오더군요. 문제 해결을 위해 그냥 흔한 핏줄 이야기를 끌어들였을 뿐이고 말순은 여전히 제자리입니다. 이러니 모든 어머니가 아름답다느니 하는 영화 끝의 헌사는 무척 위선적으로 보이더군요. 고정된 결말을 포기하더라도 보다 책임감 있는 방향으로 갔다면 좋았을 텐데... 그게 그렇게 쉽게 나올 수 있는 게 아니죠. (14/01/10)

★★☆

기타등등
tvN 배우들이 엄청 나오더군요. 하긴 그 사람들은 tvN 드라마나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뿐 거기 소속은 아니죠. 그래도 우연은 아닐 겁니다.


감독: 황동혁, 배우: 심은경, 나문희, 황동혁,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 김현숙, 황정민, 김슬기, 다른 제목: Miss Granny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Miss_Granny.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7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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