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 Moka (2016)

2017.01.18 19:03

DJUNA 조회 수:3131


디안은 몇 개월 전에 외동아들을 뺑소니 사고로 잃었습니다. 몇 달 동안 요양원에 있다가 빠져나온 디안은 복수를 계획합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일단 범인을 찾아야죠. 디안이 고용한 사립탐정이 몇 가지 정보를 가져왔습니다. 목격자에 따르면 운전사는 금발 머리 여자였고 차의 색이 좀 튀었대요. 밝은 갈색, 그러니까 모카 커피 색깔. 차를 찾아 스위스에서 프랑스로 건너 온 디안은 에비앙의 주택가에서 목표인 모카색 자동차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그 자동차의 주인인 미용실 주인 마를렌에게 접근하지요.

[모카]는 타티아나 드 로즈네가 쓴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샤브롤의 [야수는 죽어야 한다]가 연상되는 이야기죠. [페이지 터너]도 조금 생각나고요. IMDb에서 검색해보니 이보다 더 유사한 내용의 영화들이 있더군요. 나루세 미키오의 [히트 앤 런]에선 타카미네 히데코가 복수를 위해 아들을 친 뺑소니범의 집에 하녀로 들어가는 엄마로 나온대요. 그리고 언급되는 또 다른 작품인 [La volante]는 심지어 이 영화에서 마를렌을 연기한 나탈리 바이가 주연한 작품인데 거기선 바이가 아들을 잃은 복수자를 연기한다고 합니다. 뭐, 흔한 설정이니 누가 특허권을 주장할 상황은 아니긴 합니다만, 그래도 니콜라스 블레이크가 쓴 [야수는 죽어야 한다]의 원작이 이들 영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궁금해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당연한 일이지만 물리적 액션이 강한 영화는 아니고 속도도 느린 편입니다. 이런 설정의 영화에서 복수는 신중하게 진행되기 마련이죠. 물론 복수의 대상을 정확하게 골랐는지, 그 대상에게 사연은 있었는지를 알아내는 과정도 있어야 합니다. 정체를 숨기고 복수 대상과 주변 사람들에게 얽히는 동안 엉뚱한 생각이 들고 방향전환을 틀어야 할 때도 있죠. 딱 샤브롤의 영역인 거죠.

의외로 영화는 이 변수 속에서 이치에 맞는 결말을 찾아냅니다. 딱 어느 한쪽, 아니, 양쪽 모두가 대책없이 망해버릴만한 상황인데 안 그래요. 좀 아슬아슬하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 정도면 가장 정도를 걷는 결말인 것 같습니다. 사적 정의를 옹호하는 것도 아니고, 용서와 관대함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딱 맞다는 거죠. 엠마뉘엘 드보와 나탈리 바이가 주인공인 두 여자의 관계를 과장없이 섬세하게 잘 살려내기 때문에 그 완벽한 균형이 인위적으로 보이는 일은 없습니다. (17/01/18)

★★★

기타등등
MUBI에서 보았는데 화질이 별로입니다. 화면이 조금만 어두워져도 계단현상이 생기더군요.


감독: Frederic Mermoud, 배우: Emmanuelle Devos, Nathalie Baye, David Clavel, Diane Rouxel, Olivier Chantreau, Samuel Labarthe, Jean-Philippe Ecoffey

IMDb http://www.imdb.com/title/tt507240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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