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 셰리던은 의사로부터 아기를 낳을 수 없는 몸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시대배경은 40년대 말이나 50년대 초. 아기 없는 미국 가정주부가 소외감을 느끼기 딱 좋은 시기였죠. 미지는 아기를 입양하려 하지만, 그러려먼 아무리 빨라도 2년은 잡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지는 경찰서 앞에 버려진 아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미지는 이미 대니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아기를 입양하기로 결정하지만, 신문 컬럼니스트인 남편 브래드는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이 아이의 부모가 누군지 어떻게 안단 말입니까? 게다가 그 무렵에는 킨케이드라는 부유한 명사의 집에 입양되었다가 범죄자로 자란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떠돌고 있었지요.

[클로즈 투 마이 하트]는 입양이라는 주제를 진지하게 다룬 건실한 사회물입니다. 단지 영화는 입양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섬세하게 그리는 대신, 엄청나게 과장된 예를 하나 들고 나와 일반론을 검진하죠. 과연 한 인간을 만드는 것은 유전입니까, 아니면 환경입니까? 만약 전자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아기 부모의 정체를 밝히려는 브래드의 수사 과정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여정입니다.

사실 여러분은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전자로는 멜로드라마가 만들어질 수가 없어요. 아무리 대니의 아빠가 흉악한 인간이라는 증거가 쏟아져도 관객들은 그를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어떻게 버려진 아이에게 사랑을 쏟는 여자주인공에게 상처를 주며 영화를 끝낼 수가 있겠어요? 당연히 답은 후자이며, 영화는 어떻게든 탈출구를 찾아냅니다. 그 과정이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할리우드 리버럴의 다소 과장된 설교이긴 하지만요. 물론 전 이 답이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봅니다. 이건 예/아니오의 단순한 답변이 나올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니까요. 그래도 영화 속에서 브래드가 찾은 답은 유전의 영향을 고려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클로즈 투 마이 하트]는 많이 촌스러워 보입니다. 극장용 영화보다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텔레비전 영화 같지요. 하긴 딱 2,30년 뒤라면 정말로 텔레비전 용으로 만들어 만들어졌을 영화입니다. 레이 밀런드와 진 티어니는 모두 모범적인 할리우드 연기를 보여주지만 연기지도는 거칠고 캐릭터와 심리묘사는 단순합니다. 결말을 만들기 위해 허겁지겁 만들어낸 브래드의 각성은 많이 억지스럽지요. 관객들을 교화하려는 의도가 역력한 설교투가 노골적이라 많이 간질간질하고요. 그래도 티어니의 팬들이라면 당시 이 배우가 얼마나 힘겨운 상황에서 이 영화를 찍었는지 아실 겁니다. 아가사 크리스티가 소설에서 써먹은 그 안 좋은 일이 일어난 직후였지요. (12/11/04) 

★★☆

기타등등
이런 영화를 본 관객들이 입양한 아이들 중 수출된 한국아이들도 있었겠죠. 어떻게 봐도 우린 이 주제에 대해 그렇게 당당하게 이야기할 입장이 못 됩니다.

감독: William Keighley, 출연: Ray Milland, Gene Tierney, Fay Bainter, Howard St. John, Mary Beth Hughes, Ann Morrison, James Seay, Baby John Winslow, Eddie Marr

IMDb http://www.imdb.com/title/tt004341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