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2012)

2012.12.20 17:55

DJUNA 조회 수:15006


[타워]는 최근 CJ에서 연달아 제작하고 있는 옛날 할리우드 영화 짝퉁 시리즈의 최신작입니다. 이번에 이들이 모방한 작품은 [타워링]이죠. 거대한 고층 빌딩에서 불이 났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건물 안에 갇혔고 소방관들의 목숨을 건 활약이 시작됩니다. 

큰 그림도 큰 그림이지만, 디테일의 유사점도 발견됩니다. 클라이맥스는 아니지만 물탱크가 폭발하는 장면도 있고, 엘리베이터가 곤돌라로 변형되어 비슷한 액션에 사용되지요. 인물 구성도 [타워링]과 여러 면에서 일치합니다. 설경구는 스티브 맥퀸이고, 김상경은 폴 뉴먼이고, 차인표는 윌리엄 홀든이고, 송재호는 프레드 아스테어이고, 정인기는 리처드 체임벌린인 영화를 생각해보세요. 단지 손예진은 페이 더너웨이와 별로 닮은 구석이 없군요.

하여간 영화의 무대는 타워 스카이라는 쌍둥이 빌딩입니다. 63빌딩 옆에 세워진 108층짜리 마천루 두 개가 70층 높이의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지요. 그런데 타워 스카이의 CEO인 조사장이 크리스마스 저녁에 헬리콥터로 인공 눈을 날리겠다는 멍청한 계획을 세우는 통에 일이 틀어지고 맙니다. 헬리콥터가 건물에 충돌해서 불이 나고 스프링클러는 물이 얼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하여간 최악의 상황이 연달아 벌어집니다. 

[타워링]처럼 영화는 [그랜드 호텔]물입니다. 다양한 계급과 직업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해 퍼즐 조각처럼 하나의 그림을 이루는 영화지요. 문제는 이 부분이 미칠 정도로 오글오글하다는 것입니다. 지명도 있는 배우들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연기 통제가 안 되어 있고 대사가 나빠서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영화는 이 인물들을 통해 사회 비판을 시도하려 하고 있기도 한데, 이런 종류의 영화에서는 그런 사회 비판의 요소 자체가 장르의 일부이니,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죠. 그냥 오글거릴 뿐입니다.

다행히도 불이 나면 사정이 바뀝니다. 여전히 [타워링]과 기존 재난물에서 여기저기 빌어와 짜깁기 한 것이지만 액션의 아이디어도 많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7광구]와는 달리 특수효과도 어색하지 않게 액션에 녹아들고요. 등장인물들이 멜로드라마의 클리셰 속에 움직이려해도 액션이 그 흐름을 차단하고 음악도 냉정해서 앞부분보다는 덜 느끼합니다. 코미디는 여전히 과해보입니다만.

걱정했던 것보다는 나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이 고생한 것만큼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손예진은 딱할 지경입니다. 충분히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인데 말이죠. 그리고 이 정도 특수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이 있었다면, 굳이 [타워링]을 이렇게 통째로 배낄 필요 없이 새로운 이야기에 적용하는 게 나았을 겁니다. 그 정도 성의는 보여줬어야죠. (12/12/20) 

★★☆

기타등등
제발 배우 멋있게 보이게 하려고 못 하는 외국어시키지 마세요. 안 멋있어요. 정말이라니까.

감독: 김지훈, 배우: 설경구, 손예진, 김상경, 김인권, 도지한, 이창주, 권현상, 박정학, 박철민, 차인표, 이한위, 송재호, 김성오, 안성기, 조민아, 이주하,  다른 제목: The Tower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The_Tower.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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