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 엑스 2 F/X2 (1991)

2020.04.16 22:10

DJUNA 조회 수:1119


왓챠에 [에프 엑스 2]가 있어서 봤어요. 전편인 [에프 엑스]도 모르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군요. 롤리 타일러라는 영화 특수효과 전문가가 범죄에 말려들어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의 85년 영화예요. [가시나무새]의 히트 이후 아내 레이첼 워드와 함께 할리우드로 건너왔던 브라이언 브라운이 주인공 타일러를 연기했지요. [에프엑스 2]는 91년에 나온 속편으로, 브라운은 이 영화를 찍고 다시 오스트레일리아로 돌아갔습니다. 영화 크레디트를 보면 재미있는 이름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이 영화의 각본가는 [신과 괴물들]로 A 리스트에 오르기 전의 빌 콘돈이에요. 그리고 도디 파예드가 공동제작자지요. 파예드는 또 누구냐고요. 검색해보세요.

전편에서 4년이 흘렀습니다. 롤리 타일러는 영화계에서 은퇴하고 장난감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여자친구도 생겼고요. 그런데 여자친구의 전남편인 형사가 막 출옥한 성범죄자를 잡아 넣자면서 타일러를 끌어들입니다. 타일러는 경찰을 위해 특수효과를 이용한 덫을 모텔에 설치하지만 형사는 살해당합니다. 살인범은 현장에서 사살되지만 타일러는 진범일 수도 있는 남자가 빠져나가는 걸 봤어요. 뭔가 음모가 진행되고 있고 경찰이 개입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타일러는 어쩔 수 없이 전편에서 경찰로 만났지만 지금은 사립탐정이 된 레오 매카시를 끌어들입니다.

딱 그 시기에나 가능했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업계가 완전히 바뀌어서 롤리 타일러와 같은 입장의 캐릭터를 집어넣기가 좀 힘들지요. 아날로그 특수효과가 지금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었던 시절의 작품이에요. 그리고 전편은 그 때에만 가능했던 가능성을 상당히 잘 살렸었어요. 그래서 속편이 나왔던 것이지만. 하지만 이 속편은 특수 효과 전문가가 주인공이어야 할 이유를 찾기가 힘들어요. 타일러는 여전히 특수효과 장인이고 많은 장난감들을 갖고 있긴 한데, 이게 영화의 마술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거든요. 그보다는 그냥 장난감 장인의 유희에 가깝습니다. 시리즈의 정체성이 사라진달까.

무엇보다 콘돈의 각본이 아주 나쁩니다. 우선 영화가 끝날 때까지 톤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고 있어요. 가벼운 코미디처럼 굴고 있긴 한데, 그 코미디의 분위기를 즐기기엔 벌어지는 사건들이 지나치게 폭력적입니다. 쓸데없이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죠. 게다가 사건의 진상을 알고 나면 왜 굳이 이렇게 사람들을 죽여가며 복잡한 일을 벌였는지 궁금해지게 됩니다. 영화는 대충 흘러가긴 하는데, 내용은 엉망이예요.

사정이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위에서 브라운이 이 영화를 찍고 오스트레일리아로 다시 돌아갔다고 했는데, 이 영화를 끝으로 오스트레일리아로 돌아간 건 브라운 만이 아니거든요. 감독인 리처드 프랭클린도 이 작품이 할리우드에서 찍은 마지막 영화예요. 두 사람 모두에게 진짜로 안 좋은 일이 있었고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던 모양이지요. 하지만 잘 풀렸다고 해도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었을까요? 의심이 됩니다. (20/04/16)

★☆

기타등등
옛날 자막이에요. 당연하지만,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외화 대사 번역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해보세요. 특히 여자가 남자에게 하는 대사들.


감독: Richard Franklin, 배우: Bryan Brown, Brian Dennehy, Rachel Ticotin, Joanna Gleason, Philip Bosco, Kevin J. O'Connor, Tom Mason, Dominic Zamprogna, Josie de Guzman, 다른 제목: F/X2: The Deadly Art of Illusion

IMDb https://www.imdb.com/title/tt0101846/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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