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크라임 Crime d'amour (2010)

2012.11.28 18:01

DJUNA 조회 수:7853


이자벨은 미국에 본사가 있는 식품회사에서 일합니다. 상사인 크리스틴은 이자벨이 열심히 일해 만든 결과물을 뱀파이어처럼 쪽쪽 빨아먹고요. 크리스틴에 대한 선망과 애정으로 이를 참고 있던 이자벨은, 결국 동료 다니엘의 부추김 속에 작은 반란을 시도해 성공하는데, 그 결과 돌아오는 것은 크리스틴의 경멸섞인 조롱과 모함입니다.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한 이자벨은 엄청난 복수극을 계획합니다. 

[러브 크라임]의 이야기 칼로 자른 것처럼 둘로 나뉩니다. 전반부는 이자벨과 크리스틴의 관계를 다룬 직장 심리물입니다. 희미하게 동성애 서브텍스트 분위기를 풍기긴 하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권력을 가진 자와 복종하는 자와의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크리스틴은 지옥에서 온 악마지만, 이자벨 역시 희생자만은 아니죠. 언제든지 크리스틴의 자리에 올라가 크리스틴처럼 굴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후반부는 본격 추리물입니다. 영화는 아무런 감정없이 이자벨이 저지르는 범죄를 따라가요. 그런데 그 범죄가 조금 괴상합니다. 이자벨은 작정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단서들을 뿌리고 다니니까요. 분명 무슨 계획이 있긴 한데, 그건 영화 후반까지 밝혀지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도서추리물인 겁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라면, 이자벨의 범죄는 결과물에 비해 지나치게 노력이 많이 들어가고 위험부담도 큽니다. 몇몇 단서들은 지나치게 꼼꼼해서 경찰들과 증인들을 아주 정확하게 조작하지 않으면 삐끗하기 쉽고요. 제 생각엔 복수의 쾌락도 그렇게 강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결과를 보면 말이 되고, 이자벨의 경우에는 실용적인 목적도 있었다는 걸 생각해야겠죠.

연기에 대해 말하라면, 전 이자벨을 연기한 뤼디빈 사니에보다 크리스틴을 연기한 크리스틴 스코트 토머스 쪽에 조금 기웁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원래 이런 역에서는 악역이 더 시선을 끌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종종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사니에의 모노톤 연기는 이런 식의 추리물에서 꼭 필요한 것이었죠. 굳이 우열을 가릴 필요는 없습니다. (12/11/28)

★★★

기타등등
1. 알랭 코르노의 유작입니다. 

2. 브라이언 드 팔마가 [패션]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했습니다.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소개되었는데, 아직 그렇게 평이 좋지는 않은 모양.

감독: Alain Corneau, 배우: Ludivine Sagnier, Kristin Scott Thomas, Patrick Mille, Guillaume Marquet, Gérald Laroche, Julien Rochefort, Olivier Rabourdin, Marie Guillard,  다른 제목: Love Crime

IMDb http://www.imdb.com/title/tt145901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8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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