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도둑 고양이 Une vie de chat (2010)

2012.04.15 13:06

DJUNA 조회 수:8181


조이는 경찰인 아빠가 악당 코스타의 총에 맞아 죽은 뒤로 실어증에 걸렸습니다. 역시 경찰인 엄마가 코스타를 체포하려 뛰는 동안 조이의 친구가 되어주는 건 고양이 디노. 그런데 디노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조이의 친구 노릇을 하는 집고양이지만, 밤이 되면 이웃에 사는 도둑 니코의 파트너가 되어 파리 시내 지붕 위를 뛰어다니지요. 고양이로 희미하게 연결되어 있던 조이와 니코의 세계는 조이가 아프리카 조각상을 훔치려는 코스타의 음모를 우연히 엿듣게 되면서 하나로 합쳐집니다.

[파리의 도둑 고양이]의 이야기는 평범 그 자체입니다. 그냥 흔해 빠진 어린이용 범죄 이야기인데, 고양이가 나올 뿐이지요. 그렇다고 각본이 아주 노련하게 쓰인 것도 아닙니다. 프랑스 대중영화에 자주 나오는 대사의 낭비랄까, 그런 게 많은 편이죠. 70분짜리 짧은 영화지만 그렇게 짧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영화에는 이 평범함을 넘어서는 매력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날로그의 멋과 기품을 간직한 애니메이션의 스타일이지요. 아날로그 2D라고 해서 디지털이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겠지만, 영화의 그림체에는 여전히 사람의 손맛이 남아있습니다. 이런 그림체를 통해 파리의 하늘 밑을 고양이와 함께 날아다니는 건 즐거워요.

각본이 투박하고 이야기가 평범하다고는 하지만, 섬세한 디테일은 좋은 편입니다. 디노가 담 위를 지나갈 때마다 맹렬하게 짖어대는 이웃집 개만 해도 상당히 좋은 코미디 소재지요. 니코의 우아한 움직임은 무성영화적 재미로 풍부하고, 디노는 정말로 좋은 영화 속 고양이입니다. 나 좀 봐달라고 손짓하지만 애니메이션의 아이디어가 예상 외로 많은 영화입니다. 클라이맥스의 액션 장면은 그냥 서스펜스가 넘치고요. 무엇보다 좋은 것은 이 영화가 할리우드와 완전히 구별되는 프랑스적, 적어도 유럽적인 감수성을 고수하며 그것을 재미의 일부로 녹여낸다는 것입니다. (12/04/15) 

★★★

기타등등
이번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작이었죠. 올해는 유달리 프랑스인 후보들이 많았는데 이 영화도 그 중 하나. 그런데 정작 외국어 영화상엔 프랑스 후보가 없었다죠.

감독: Jean-Loup Felicioli, Alain Gagnol, 출연: Dominique Blanc, Bruno Salomone, Jean Benguigui, Bernadette Lafont, Oriane Zani, Bernard Bouillon, Patrick Ridremont, Jacques Ramade, Jean-Pierre Yvars, Patrick Descamps 다른 제목: A Cat in Paris

IMDb http://www.imdb.com/title/tt167370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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