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는 톰 행크스가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인 프레드 로저스를 연기하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행크스는 이 영화로 남우주연상이 아닌, 조연상 후보에 올랐어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그건 이 영화의 주인공은 따로 있기 때문이지요. 매튜 라이스가 연기한 로이드 보글요.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톰 주노드라는 에스콰이어 기자가 프레드 로저스를 인터뷰해서 [Can You Say...Hero?]라는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그게 1998년 11월이었어요. 주노드는 로저스를 만나고 삶을 보는 관점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영화는 이 기사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당시 사건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주노드를 대신한 로이드 보글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보다 극영화스러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보글은 주노드의 자리에서 에스콰이어 기사를 쓰지만 보다 통속적인 문제가 많은 사람입니다. 그 문제 절반 이상은 아버지와의 관계고요.

이 각색은 논리적입니다. 프레드 로저스는 굉장히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극영화의 주인공이 되기엔 문제가 있습니다. 이미 성장이 완료된 사람이고 갈등도 없어요. 아니, 그 때도 계속 고민하고 성장하고 갈등하는 사람이긴 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그 내면을 관찰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매료된 건 그 표면이고요. 그러니, 영화는 로저스를 갈등과 고민을 안고 있는 남자를 성장하게 도와주는 조언자의 위치에 놓게 됩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로저스는 늘 같은 자리에 있고 보글처럼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늘 찾아오고 있다는 인상을 받아요. 옛날 기독교 소재 드라마와 비슷한 구석이 있어요. 그렇다고 정말 기독교 신앙을 전파하는 건 아니지만요.

보글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긴 하지만 관객들의 시선은 로저스에게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를 지탱하는 건 이 사람의 독특한 개성이니까요. 보면 감탄할 수밖에 없고 부럽기도 합니다. 어떻게 이 험악하고 잔인한 세계에서 그처럼 평온함을 유지하며 현명하게 행동할 수 있을까? 로저스는 거의 요정과 같은 존재이고 그 비현실성 때문에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입니다. 행크스의 연기는 그 때문에 더 놀랍지요. 이 인물을 캐리커처로 연기하기는 쉽지만 행크스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로저스라는 자연인을 살려내거든요. (20/08/15)

★★★

기타등등
전 미스터 로저스 시리즈를 AFKN을 통해 접한 세대입니다. 그 경험이 없으시다면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원트 유 비 마이 네이버?]를 챙겨보시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


감독: Marielle Heller 배우: Tom Hanks, Matthew Rhys, Susan Kelechi Watson, Chris Cooper, Maryann Plunkett, Enrico Colantoni, Wendy Makkena, Tammy Blanchard, Noah Harpster, Carmen Cusack,

IMDb https://www.imdb.com/title/tt3224458/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8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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