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출장에서 돌아온 단 크리스텐센은 아파트 문이 안으로 잠겨 있고 아내 에드비쥬가 실종된 사실을 알게 됩니다. 두려워진 그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을 찾아다니는데...

...줄거리 소개는 여기서 끝입니다. 그 뒤에 이어지는 일들을 계속 열거할 수 있기는 한데, 그건 별 의미가 없는 거 같아요. [네 몸에서 흐르는 눈물의 이상한 색깔]은 전형적인 70년대 지알로 영화처럼 시작하는 영화이고 그런 장면들을 많이 담고 있기는 한데 이것이 하나의 내러티브로 모아지는 영화는 아닙니다. 아, 나쁘지 않은 비유를 찾았어요. 엔니오 모리코네가 70년대에 작곡한 영화음악을 무조음악으로 편곡했다고 상상해보세요.

이 영화를 감독한 사람들이 엘렌 카테와 브루노 포르자니이니, 이 모든 것들은 영화를 보기도 전에 예상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들의 전작 [아메르]와 거의 똑같은 영화예요. 6,70년대 지알로 영화의 재료들, 그러니까 극단적인 보색 활용, 익스트림 클로즈업, 화면분할, 아르젠토식 블랙 화면, 검은 가죽 장갑을 낀 살인자, 니콜라이와 모리코네의 영화 음악 같은 것들을 최대한 동원해서 가짜 70년대스러운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게 진짜 지알로 영화가 아니라 지알로를 흉내내는 변신 괴물 같은 영화인 거죠. 이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것도 잘린 목이나 살을 찢는 면도칼 같은 폭력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그것들을 아무리 엮어도 의미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없는 난장판의 미로 자체입니다.

영화 두 편을 보니 이 사람들의 스타일이 슬슬 눈에 들어옵니다. [아메르] 때는 너무나도 충실한 지알로 모방이라 모방 자체의 충실함이 더 눈에 들어왔죠. 하지만 이번 영화까지 보니 가짜 지알로 장르를 떠난 그들의 편집 흐름이나 악몽의 특징이 보입니다. 단지 이들이 이 스타일을 언제까지 고집할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가짜 지알로 변신 괴물이라는 서커스는 두 편으로 충분하잖아요. (15/04/12)

★★★

기타등등
[더 스트레인지 컬러]라는 제목으로 수입된 모양인데 언제 개봉될지는 저도 모르겠군요.


감독: Hélène Cattet, Bruno Forzani, 배우: Klaus Tange, Ursula Bedena, Joe Koener, 다른 제목: The Strange Color of Your Body's Tears, 더 스트레인지 컬러

IMDb http://www.imdb.com/title/tt273325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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