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잡담

2011.03.01 22:54

DJUNA 조회 수:12977


83회 아카데미 수상자 명단입니다.


BEST PICTURE 

The King’s Speech

 

BEST ACTOR

Colin Firth, The King’s Speech

 

BEST ACTRESS

Natalie Portman, Black Swan

 

BEST DIRECTOR

Tom Hooper, The King’s Speech

 

BEST SONG

“We Belong Together,” Toy Story 3, Randy Newman

 

BEST EDITING

The Social Network, Angus Wall and Kirk Baxter

 

BEST VISUAL EFFECTS

Inception, Paul Franklin, Chris Corbould, Andrew Lockley and Peter Bebb

 

BEST DOCUMENTARY

Inside Job, Charles Ferguson and Audrey Marrs

 

BEST LIVE-ACTION SHORT

God of Love, Luke Matheny

 

BEST DOCUMENTARY SHORT

Strangers No More, Karen Goodman and Kirk Simon

 

BEST COSTUME DESIGN

Alice in Wonderland, Colleen Atwood

 

BEST MAKEUP

The Wolfman, Rick Baker and Dave Elsey

 

BEST SOUND EDITING

Inception, Richard King

 

BEST SOUND MIXING

Inception, Lora Hirschberg, Gary A. Rizzo, and Ed Novick

 

BEST ORIGINAL SCORE

The Social Network, Trent Reznor and Atticus Ross

 

BEST SUPPORTING ACTOR

Christian Bale, The Fighter

 

BEST FOREIGN LANGUAGE FILM

In a Better World (Denmark)

 

BEST ORIGINAL SCREENPLAY

The King’s Speech, Screenplay by David Seidler

 

BEST ADAPTED SCREENPLAY

The Social Network, Screenplay by Aaron Sorkin

 

BEST ANIMATED FILM

Toy Story 3

 

BEST ANIMATED SHORT

The Lost Thing, Shaun Tan and Andrew Ruhemann

 

BEST SUPPORTING ACTRESS

Melissa Leo, The Fighter

 

BEST CINEMATOGRAPHY

Inception, Wally Pfister

 

BEST ART DIRECTION

Alice in Wonderland, Robert Stromberg, Karen O’Hara

 

보시면 아시겠지만, [킹스 스피치]가 작품상을 포함해 4개, [인셉션]이 촬영상을 포함해 4개, [소셜 네트워크]가 각본상을 포함해 3개, [파이터]가 남녀조연상 2개, [토이 스토리 3]가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상을 포함해 두 개, [블랙 스완]이 여우주연상 하나를 받아갔습니다.

 

이런 식의 고른 분배는 처음부터 예상 가능했던 것이었고, 대부분 사람들은 무난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물론 [킹스 스피치]가 상을 받은 것에 대해 냉소적인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데이빗 핀처가 감독상을 받았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지만, 아카데미의 전체적인 성향과 최근 분위기를 보면 그럴 법한 결과입니다. 언제나처럼 이 결과에 이르기까지 회원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따지는 건 무의미한 일입니다. 어차피 좋은 영화라면 수상 결과와 상관 없이 사랑받을 겁니다.

 

수상결과가 무난한 편이었다면, 시상식에 대한 평가는 정반대였습니다. 아마 8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최악 중 최악으로 한 동안 시상식 역사에 길이 남을 것 같습니다. 얼마나 나빴냐면 시상식이 시작하자마자 첫 발을 잘못 디딘 게 보일 정도였죠. 앤 해서웨이와 제임스 프랑코가 진행자로 뽑혔다는 소식이 들린 뒤로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지만, 이 정도로 무너질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했던 것 같습니다.

 

우선 공평하게 말한다면, 앤 해서웨이는 괜찮았습니다. 전문 코미디언이나 MC 수준은 아니었지만, 실수도 없었고 진행도 안정적이었으며 열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임스 프랑코는 끔찍했습니다. 여기저기서 바빴던 앤 해서웨이와는 달리 그는 거의 등장도 하지 않았고, 가끔 나올 때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그 때문에 아무리 해서웨이가 열심히 해도 그 에너지가 제대로 살아남지 못했죠. 시청자들은 그냥 불쾌했고요.

 

프랑코의 잘못이었을까요? 아뇨. 그는 주어진 각본에 따라 하나의 캐릭터를 연기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캐릭터가 1년에 한 번 있는 세계적인 행사에 맞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해서웨이가 조금 더 나았다고는 했지만, 그 사람 역시 주어진 각본의 빈약함에 시달렸습니다.

 

"그럼 도대체 브루스 빌란치는 어디로 간 거야?"라고 물으시는 분이 계실 텐데, 이번 시상식의 각본을 맡은 것도 빌란치와 일당들이었습니다. 단지 그들은 이번 호스트가 전문 코미디언이 아니라는 걸 염두에 두고 각본을 그에 맞추었던 거죠. 결과는 재앙, 그것도 불필요한 재앙이었습니다. 해서웨이와 프랑코는 모두 생방송 스테이지 코미디의 경험이 있습니다. 둘 다 SNL 호스트 경험이 있고 평도 좋았어요. 그렇다면 그들을 믿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과보호하면서 모두를 망칠 필요는 없었어요.

 

해서웨이, 프랑코의 캐스팅, 빌란치 일당의 실수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젊은 취향과 최근 업계 경향에 맞게 버전업시키려는 일련의 시도 중 하나입니다. 작품상 후보를 10개로 만들고 주연상 후보들 앞에서 시상자가 느끼한 연설을 하는 것 말이죠. 전 어느 것도 성공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촌스러워보일 뿐이죠. 젊은이들의 최신 유행을 흉내내는 노인네들처럼요.

 

국내 중계는 어땠나? 국내에서는 채널 CGV에서 생중계를 해주어서 이전처럼 케이블로 볼 수 있었습니다. HD가 아니었던 건 실망스러웠지만 나머지는 무난했습니다. 시상식 앞뒤를 끊어먹는 일도 OCN 때보다 적었고 김태훈, 이동진은 그럭저럭 프로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여전히 불필요했습니다. 그들이 중간중간에 제공하는 정보는 대부분 그 시간 대에 텔레비전 앞에 붙어서 남의 나라 시상식을 보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알고 있는 것들이었죠. 초반에 잡담으로 농담들을 몽땅 까먹는 것도 여전했고요. (1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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