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 (2012)

2012.01.21 15:39

DJUNA 조회 수:8642


매니저 춘섭은 달아난 가수를 찾으러 미국으로 왔다가 불법체류자가 됩니다. 한국 연예계의 뒷 이야기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는 저로서는, 한국 가요계의 마이더스의 손이라고 주장하는 이 인물이 어쩌다가 고국에 돌아갈 수 없는 상황까지 몰렸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저 동네는 그런 곳인가보다, 라고 생각할 뿐이죠.

하여간 춘섭은 영주권을 얻기 위해 미국시민권이 있는 한국출신 밤무대 가수와 위장결혼을 하는데, 그만 그 가수는 결혼 직후 교통사고로 죽어버립니다. 알고 봤더니 그 여자는 전남편들의 아이들 넷과 자기 딸 하나를 한꺼번에 키우고 있었죠. 역시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나와 있지 않으니까요. 역시 그런가보다 할 뿐이에요.

어쩌다가 이들이 여기까지 왔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춘섭과 아이들은 동맹을 맺게 됩니다. 춘섭이 이들의 아버지 노릇을 해야, 가족이 흩어지지 않을 수 있고, 춘섭도 미국에 남을 수 있지요. 이러던 중 춘섭은 가수의 친딸 준에게 가수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오디션에 도전해보라고 꼬십니다.

전 이해가 안 되고 모르는 이야기는 그냥 모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다 제외해도 한지승의 [파파]는 말이 안 되는 설정투성이입니다. 상식적으로 [파파]의 이야기는 현실세계에서 일어날 수 없어요. [파파]의 세계는 다양한 멜로드라마의 관습들이 자상한 신처럼 주인공들을 돌봐주는 곳이죠. 관객들은 그냥 그러려니, 해야 합니다. 그래도 그런 일들이 지나치게 자주 일어나서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습니다.

해외 로케 한국 영화가 자주 그러는 것처럼, [파파]도 할리우드 영화처럼 보이고 싶어합니다. 다행히도 캐스팅이나 기타 면에서 [파파]는 이전 영화들보다는 조금 낫습니다. 철저하게 미국 제작 환경 안에서 만들어진 영화의 장점이 있죠. 그렇게 [서프라이즈]처럼 보이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영화는 대충 넘어갈 만한 각본을 깔아놓고, 나머지는 배우들에게 맡깁니다. [파파]에 어떤 절실함이 담겨 있다면 그건 춘섭을 연기한 박용우 덕택이죠. 이보다 훨씬 까다로운 역할이었던 준을 연기한 고아라도 신기할 정도로 영화의 의도와 맞아 떨어집니다. 보다보면 이렇게 잘 활용할 수 있는 연예인을 왜 지금까지 방치했는지 이해가 안 될 지경이죠. 각본의 한계가 있지만, 미국 배우들과의 조화도 심각하게 어긋나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여기엔 여전히 태생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미국에서 만들었다고 해도, 이건 결국 한국 사람이 상상하는 미국의 이야기인데, 영화의 테마 자체가 다문화이다보니, 이야기의 한계가 있는 거죠. 결국 영화는 한국인들 중심으로 돌아가고, 문화의 충돌은 피상적인 재료로 남고 납니다. 시선을 바깥으로 돌려 우리가 외부의 시점에서 어떻게 보일지, 어떻게 해야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금만 더 생각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지금의 결과물은 여전히 오골오골오골오골오골해요. (12/01/21) 

★★☆


기타등등

체했을 때 손가락을 따는 행동이 정말 의미가 있나요? 여러 가설이 있는 것 같긴 합니다만...

감독: 한지승, 출연: 박용우, 고아라, 손병호, 심혜진, Michael MacMillan, Meg Kelley, Peyton Townsend, Parker Townsend,  Angela Azar, Daniel Henney, 다른 제목: Papa


IMDb http://www.imdb.com/title/tt2081329/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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