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패밀리 The Croods (2013)

2013.05.10 14:00

DJUNA 조회 수:12773


선사시대를 무대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들은 대부분 이야기가 비슷해요. [출애굽기]의 변주죠. 고향 땅이 파괴되자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으로 모험을 떠나는 한 무리의 동물들.

[크루즈 패밀리]의 경우엔 그 동물은 원시인들입니다. 이들은 안전제일이라는 가훈을 떠받들고 동굴 속에 숨어 살아가던 가족인데, 그만 지진으로 그 동굴이 무너져버립니다. 다행히도 그들에게는 재난을 예고하고 새로운 터전으로 가는 길을 인도해주는 가이라는 이방인이 있었죠. 하지만 딸인 이프가 가이에게 눈길을 주고, 가족이 자신의 권위를 무시하기 시작하자, 가장인 그루그는 영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이런 부류의 영화들과 차별점이 있다면 영화가 가족, 그것도 가부장의 위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영화는 [아이스 에이지]나 [다이노소어]보다 [플린스톤 가족]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그래도 영화의 각본(존 클리스가 스토리에 참여했더군요)은 50년대 가족주의에 안주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역사, 적어도 문화의 진보를 상징하는 가이와 보수주의자 그루그의 대립을 적정선에서 해결하는 타협점을 찾아내지요. 

이 영화에서 가장 멋진 것은 영화의 생태계 묘사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에 나오는 동물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동물들로 진화하는 중간 과정의 존재들인데, 이런 생태계는 우리가 아는 지구에서는 존재할 수가 없지요. 일단 이 영화가 그리는 원시인들은 이미 호모 사피엔스예요. 기껏해야 몇 만 전 사람들이란 말입니다. 영화가 그리는 환상적인 생태계는 존재한 적이 없지요. 하지만 뭐 어때요. [크루즈 패밀리]의 세계는 진짜 한 번 가보고 싶을 정도로 환상적이고 재미있는 곳입니다. 

정작 쓰려고 하니 별로 할 말이 없긴 한데, [크루즈 패밀리]는 스피디하고 예쁘고 재미있는 가족 애니메이션입니다. 복고와 새로움이 나쁘지 않은 조화를 이루고 있고 액션과 3D 효과도 좋습니다. 굳이 재미에 설명이 필요한 영화는 아니라는 것이죠. (13/05/10)

★★★

기타등등
꼭 제목에 '패밀리'를 넣고 싶었다면 [크루드 패밀리]가 맞지 않았겠습니까? 이들의 성은 Crood입니다. 

감독: Kirk De Micco, Chris Sanders, 배우: Nicolas Cage, Emma Stone, Ryan Reynolds, Catherine Keener, Cloris Leachman, Clark Duke, Chris Sanders, Randy Thom 

IMDb http://www.imdb.com/title/tt0481499/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9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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