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리턴즈 (2011)

2011.02.02 09:56

DJUNA 조회 수:13524


도대체 손오공과 삼장법사 일행이 21세기 한국에서 무얼하고 있었냐고요? 사연인 즉 이렇습니다. 손오공 일행은 세상을 다스리는 이치를 기록한 책을 노리던 우마왕, 금각, 은각, 백발마귀를 호리병 안에 봉인합니다. 그런데 2011년 서울, 공사판에서 호리병과 삼장법사 일당의 유물이 발견되고 그만 호리병의 저주가 풀려요. 악의 무리들은 지구를 멸망시킬 계획을 세우고, 과학자들은 손오공 일행의 유물에서 추출한 DNA를 네 어린이들의 몸에 주입해 영웅들을 부활시킵니다. 그런데 그들이 노렸던 책이 무엇인지 아세요? 천.부.경. 네, 작가의 종교와 정신상태가 의심되는 순간입니다. 


시간 배분이 엉망인 영화라는 점을 먼저 밝히고 싶습니다. [서유기 리턴즈]의 러닝타임은 79분. 그런데 상황을 소개하고 발동을 거는 데 30분이 걸립니다. 그 뒤에야 [개그 콘서트] 코미디언들이 정식으로 등장하는 거죠. 엔드 크레딧을 제하면 남은 시간은 40분 정도. 훈련기간, 코미디, 로맨스, 기타등등을 할 시간을 빼면 네 명의 악당들을 처리하는 데에 각각 10분도 안 걸린다는 이야기죠.


그럼 그들은 어떻게 악당들을 처리할까요. 무술로 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나름 정통 무술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그렇게 말을 하는 이유는 이 무술에 슬랩스틱 코미디가 거의 제거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김병만이 연기하는 손오공은 주로 1대1로 싸워서 악당들을 하나씩 이깁니다. 나머지 애들은 뭐하냐고요? 글쎄, 별로 하는 게 없습니다. 한민관이 연기하는 사오정은 싸우다가 맞아서 멀리멀리 날아가는 개그라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진짜 하는 게 없어요. 특히 뒤에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징징거리기만 하는 삼장법사 아가씨는 미워죽겠습니다. 


건성으로 만든 영화라는 티가 납니다. [개그 콘서트] 일행은 본업에 매달리는 동안 아르바이트 하는 것처럼 틈틈이 시간을 내 영화를 찍었겠죠.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감독 신동엽(개그맨 신동엽이 아닙니다. [내사랑 싸가지]의 감독이고 [4교시 추리영역]의 각본가인 동명이인입니다)에게는 아이디어를 다듬고 79분의 러닝타임을 보다 쓸모있게 만들 시간 여유가 있었을 텐데요? 어린이 영화라고 대충 만든 영화가 허용되는 건 아닙니다. 과거의 어린이 영화 전통이 이 장르를 아주 망쳐놨어요. (11/02/02)


BOMB


기타등등

보통 영화에서는 간접광고를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직접 광고를 해요. 주인공들이 CF 스타가 되었다는 핑계를 만들어 중간에 따로 광고 시간을 넣습니다. 뒤의 NG 장면도 CF 촬영분. 아아아...


감독: 신동엽, 출연: 김병만, 한민관, 류담, 민아령, 정승원, 한성용, 문보라, 다른 제목: Super Monkey Returns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Super_Monkey_Returns.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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