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투 비 블루 Born to be Blue (2015)

2016.05.31 22:18

DJUNA 조회 수:9675


[본 투 비 블루]는 쳇 베이커의 전기 영화입니다. 전체 인생을 다루고 있는 건 아니고, 지금으로부터 딱 50년 전, 그러니까 베이커의 인생이 바닥 또는 바닥 중 하나를 쳤던 66년 무렵을 다루고 있죠. 마약 때문에 이탈리아 감옥까지 들어갔다가 간신히 풀려났지만 폭행 사건 때 입은 심각한 부상 때문에 트럼펫 연주자로서 미래가 날아갈 수도 있었던 시기입니다.

영화가 사실을 다루는 방식은 융통성이 있는 편입니다. 큰 그림이 말하는 사실은 모두 쳇 베이커에게 일어났죠. 하지만 영화에 제인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베이커의 여자친구는 당시 베이커를 알고 지냈던 여러 인물들을 재료 삼아 만든 허구의 인물입니다. 마약이나 음악과 관련된 고민 그리고 그를 재료삼아 만들어지는 드라마 역시 상당부분 허구일 겁니다. 이 영화의 쳇 베이커는 실제 쳇 베이커가 아니라 대중이 그의 이름과 음악을 들을 때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허구의 환상입니다. 아마도 베이커는 영화 속 베이커보다 훨씬 감당이 안 되는 사람이었겠죠. 원래 다 그런 법이니.

영화는 어쩔 수 없이 전형적입니다. 원래 쳇 베이커와 같은 부류의 음악가들을 다루는 이야기는 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음악적으로야 다들 다르겠지만 인생을 따진다면 다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니까요. 차라리 전기적 사실에 충실한 영화를 냈다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그의 일생을 재료로 보다 융통성 있는 판타지를 풀다보니 이야기가 '마약쟁이 음악 천재' 장르의 공식에 수렴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 판타지는 매력적이고 호소력도 상당하지만 그래도 이 친숙함이 날아가지는 않습니다.

호크의 쳇 베이커는 인상적이며 영화 무게의 상당부분을 짊어지고 있습니다. 캐릭터와 배우가 썩 잘 어울려요. 하지만 제가 호감과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건 제인을 연기한 카르멘 에조고였죠. 배우도 좋았지만 일단 주인공보다 공감하기가 더 쉬웠으며 미래가 궁금했으니까요. 그럴싸한 클라이맥스의 서스펜스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쳇 베이커가 갈 길은 뻔하지 않습니까. (16/05/31)

★★★

기타등등
이 영화에도 마일즈 데이비스가 잠시 나오는데, 돈 치들이 데이비스로 나오는 전기영화가 곧 개봉될 예정이죠.


감독: Robert Budreau, 배우: Ethan Hawke, Carmen Ejogo, Callum Keith Rennie, Tony Nappo, Stephen McHattie, Janet-Laine Green

IMDb http://www.imdb.com/title/tt213319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6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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