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어벤져스] 영화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시사회가 어제 있었습니다. 엠바고가 걸려 있었기 때문에 리뷰는 오늘 올려요.

제목이 친절하게 밝히는 것처럼 마블 유니버스의 인공지능 악당 울트론이 나옵니다. 다들 그렇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맞게 적당히 개조된 버전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토니 스타크가 평화 유지 프로그램을 개발하다가 실수로 만들어진 것으로 나와요. 울트론이 인터넷으로 달아나 활개를 치는 동안 퀵 실버와 스칼렛 위치가 등장해 어벤져스와 맞서고요.

잡다합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미드 1시즌은 채울 수 있어요. 그런 이야기를 각각 시리즈 한 편씩은 책임지고 있는 캐릭터들을 잔뜩 끌고 들어와서 144분짜리 영화를 만든 거죠. 보면 지나치게 빽빽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스토리 진행은 실제로 존재하는 보다 긴 이야기의 짧은 요약 같고요. 그러면서도 설명이나 캐릭터 묘사 부분은 지나치게 늘어지고. 균형이 아주 잘 맞는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블록버스터 팬들을 위한 재미있는 액션신들이 많습니다. 다들 헐크와 헐크버스터의 대결을 기대하실 거 같은데 잘 뽑았습니다. 그렇게 빨리 나올 줄은 몰랐지만요. 서울 액션도 그 정도면 잘 나왔고요. 단지 이걸 아이맥스로 보면 오히려 집중이 어려울 거 같은데요. 저 같으면 전체 화면 구도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크기의 2D 극장에서 보겠습니다. 아이맥스의 장점은 거의 없어요. 여러분이 앞에 나오는 아이맥스 로고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1편보다는 조금 어두운 편입니다. 위든 특유의 버피스피크가 줄어든 건 아닌데, 그것들이 밝게 튈만한 분위기가 아닌 거죠. 다시 말해 이들의 이야기가 일상화된 것입니다. 영화 속 울트론이 이를 극복할만큼 엄청난 이야기를 주는 것도 아니라서요. 이 영화의 어두움은 "인류가 멸망할지도 몰라!"보다 "왜 금요일이 이렇게 늦게 오는 거지."에 더 가깝습니다.

영화는 점점 더 덕후스러워졌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거죠. 일반 관객들은 스토리 진행이 지금 보고 있는 영화 속의 논리와 흐름 속에서 전개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덕후 영화는 굳이 그럴 생각이 없죠. 이미 그건 그들의 경전, 즉 원작 코믹스에서 예언되었기 때문에 덕후 관객들은 이미 알고 있는 인물과 사건들이 이 영화 속 우주에 맞게 재현되기만 해도 족한 겁니다. 그 때문에 종종 일반 관객들에겐 생뚱맞은 사건 전개와 등장인물 소개가 이어져요. 이 현상은 앞으로 계속되겠지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계속되는 한 이 시리즈의 진입 장벽도 꾸준히 높아질 거고. 이게 앞으로 나올 영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전편인 [어벤져스]처럼 이 영화도 인기 있는 캐릭터들을 잔뜩 끌고 와 만든 스페셜처럼 보입니다. 수많은 인간 관계들이 오가지만 깊이 있게 다루어지지는 않죠. 그리고 이들은 함께 뭉쳐놓으면 좀 이상한 사람들이잖습니까. 일단 능력치가 오락가락하니까. 하지만 이런 오락가락 들쑥날쑥함을 적당히 무시할 정도의 팬심을 갖고 계시다면 이런 건 단점처럼 보이지 않겠죠. 저는 어떠냐고요. 장점 단점 더하고 빼서 딱 1편스러운 영화처럼 보이더군요. (15/04/22)

★★★

기타등등
쿠키는 엔드 크레딧 중간에 하나 나옵니다. 그러니 다 보실 필요 없어요.


감독: Joss Whedon, 배우: Scarlett Johansson, Chris Hemsworth, Robert Downey Jr., Chris Evans, Aaron Taylor-Johnson, Cobie Smulders, Elizabeth Olsen, James Spader, Jeremy Renner, Mark Ruffalo, Samuel L. Jackson

IMDb http://www.imdb.com/title/tt2395427/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8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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