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2010)

2010.09.03 10:46

DJUNA 조회 수:13911


강태식은 아내를 잃은 뒤 흥신소를 운영하는 전직 경찰입니다. 그는 어느 날 불륜 현장을 잡으러 모텔로 들어갔다가 막 살해당한 시체를 발견합니다. 그 순간 그에게 걸려오는 전화 한 통. 이제 그는 살인누명을 벗고 딸을 지키기 위해 그 전화의 요구에 따라야 합니다. 그리고 그 요구는 어떤 인물을 납치하는 것인데, 그는...


러닝타임 99분. 영화 시작 6분만에 본격적인 사건 발생. 이 정도면 관객들은 기대를 하게 됩니다. 진짜 군더더기 없고 빠른 액션 영화를 볼 수 있겠구나. 게다가 감독은 롤러코스터 같은 액션과, 한 놈을 잡으면 더 센 놈이 계속 나오는 이야기 구조를 약속하지 않았던가요. 이야기 안에 노골적으로 삽입된 정치적 소재는 또 어떻습니까? 제목도 좋아요. [해결사]. 이런 제목을 단 영화라면 주인공이 뭔가 시원스럽게 해결해줄 것 같지 않나요. 


유감스럽게도 이 기대는 거의 충족되지 않습니다. 


우선 영화의 구조를 보겠습니다. 이 영화는 결코 한 놈이 떨어져 나가면 더 센 놈이 나오는 구조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악당 몇 놈이 주인공 머리 위에 노는 이야기지요. 주인공은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꼭두각시 노릇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단 위기를 맞아야 합니다. 그건 당연하죠. 하지만 주인공은 결국 사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역전의 순간을 정확한 지점에 잡아야 합니다. 그래야 카타르시스가 최대화되니까요. 하지만 [해결사]에서는 둘 다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영화의 '해결사'는 영화 끝나기 10여분 전까지 계속 밀리고, 역전의 기회도 순전히 '기계장치의 신'의 도움을 받아 찾아옵니다(진짜 '기계장치의 신'입니다. 이건 비유가 아닙니다.) 그 뒤에 그가 하는 일은 실속은 거의 없고 엄청난 민폐인 카 체이스와 역시 실속은 전혀 없는 주먹질 뿐입니다. 특히 카 체이스 신은 조금 오싹합니다. 그 소동 중 정말로 무고한 사람(들)이 죽으니까요.


롤러코스터와 같은 속도감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영화는 짧고 그 동안 일어나는 일도 많습니다. 당연히 빨라야 해요. 하지만 [해결사]는 빠른 영화가 아닙니다. 자잘한 사건들을 짧은 시간에 많이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정작 그에 어울리는 리듬감을 찾지 못해요. 뮤직비디오처럼 잘게 끊긴 화면들도 전체적인 의미를 형성하는 데에 실패하고 있고요. 영화는 계속 분주한데, 정작 보는 저는 나른해지는 것입니다. 


캐스팅은 좋은 영화입니다. 주연배우 설경구에서부터 오달수, 송새벽, 주진모 그리고 아역배우 김향기에 이르기까지, 실력있는 배우들을 잔뜩 모아놨죠.  하지만 감독이 이들을 제대로 통제한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이들의 조화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배우들을 풀어놓고 그냥 개인기를 시킨 것 같거든요. 이들의 행동이나 대사가 지나치게 장르적이라 지나치게 멋부린 것처럼 보이는 것도 문제고요. (10/09/03)



기타등등

설경구의 딸로 나오는 김향기를 보고 있노라니 문득 이 배우가 [웨딩드레스]에서 송윤아의 딸로 나왔다는 것이 기억났습니다. 그냥 그렇다는 것입니다. 


감독: 권혁재, 출연: 설경구, 오달수, 이정진, 문정희, 주진모, 이성민, 송새벽, 이영훈, 박영서, 최지호, 조영진, 김향기, 송재호, 다른 제목: Troubleshooter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Troubleshooter.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2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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