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목격자 Quan min mu ji (2013)

비행의 [침묵의 목격자]는 법정추리물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앞으로 시작될 살인사건 재판에 전국민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죠. 살해된 사람은 유명가수 양단인데, 양단은 재계의 거물 임태의 약혼녀입니다. 살인사건의 용의자는 죽기 전에 양단과 말싸움을 벌인 임태의 딸이고요. 이 사건의 검사는 임태를 세 번이나 사기혐의로 기소한 적 있는 동도이고, 임태는 당연히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변호사인 주리를 고용했습니다. 모두 독이 잔뜩 올라있는 상태에서 재판이 시작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은 이야기의 구조입니다. 영화는 처음엔 검사의 입장에서 시작하는데 이 이야기는 사건의 숨겨진 진상이 밝혀지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 끝이 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영화는 이제 변호사의 입장에서 같은 이야기를 다른 관점에서 보기 시작하죠. 그러다 또다른 진상이 밝혀지는 순간에 도달하면 다시 돌아가서... 그러니까 30년대 추리소설 황금기에 나왔을 법한 법정물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심지어 영화 후반에 나오는 트릭은 정말 당시 추리소설에서나 나왔을 정도로 스케일이 크고 인공적입니다. 누군가는 대륙의 기상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재미있는 영화지만 아주 잘 만들었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어쩔 수 없이 서술 트릭 위주의 작품인데 영화가 좀 여기에 끌려가는 구석이 있어요. 영화적 스타일에 잔재주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고 앞에서도 말했듯 진상이 좀 인위적이라 영화 후반을 끌어가는 중국적 감수성에 흠뻑 젖은 멜로드라마와 캐릭터 드라마가 잘 살지는 않습니다. 중반 이후로 더 잘 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드는 거죠.

곧 나올 정지우 감독의 [침묵]이 이 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리메이크 버전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같은 소재를 다른 방식으로 다루면서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지우가 정말 더 잘 했는지는 영화를 봐야 알겠지만. (17/10/17)

★★☆

기타등등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되었던 영화이고 저도 볼 생각이 있었는데 아슬아슬하게 놓쳤었죠.

IMDb http://www.imdb.com/title/tt320469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9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