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맥키는 [메이]로 스타가 되기 1년 전인 2001년, 크리스 시버트슨과 함께 [치어리더는 모두 죽는다]라는 극저예산 비디오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부천에서 상영된 영화는 2013년에 만든 리메이크 버전이에요. 전작이 어땠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보다는 명쾌한 스토리를 갖고 있었을 거라고 짐작해봅니다.

좀비 + 뱀파이어 치어리더 이야기입니다. 정확히 이들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말할 수 있는 건 이들이 모두 교통사고로 죽었다가 마녀인 같은 반 아이의 도움으로 살아났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하려면 다른 사람들의 생명력 + 피, 뭐 그런 것이 필요하지요. 교통사고를 유발해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 같은 학교 풋볼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는 복수담의 형식을 취합니다.

이 정도면 단순하기 그지 없는 설정인데, 영화는 여기에 잡다한 다른 것들을 넣습니다. 일단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디오 찍는 게 특기였던 아웃사이드 주인공 메디가 갑자기 치어리더 팀에 들어온 건 몇 개월 전에 죽은 치어리더 캡틴인 친구와 관련된 어떤 일 때문으로, 그 때문에 치어리더 팀을 이용한 복수를 계획하고 있지요. 이들을 살려낸 마녀 리나는 아직도 메디를 잊지 못하는 옛 여자친구고요.

영화는 장르를 포르노처럼 다루고 있습니다. 노골적인 성묘사가 있다는 뜻이 아니에요. 스토리를 진지하게 다루는 대신 기존 장르 관습을 최대한 진부하게 반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자잘한 재미를 즐기는 영화인 거죠. 그 때문에 이런 종류의 스토리를 가진 영화들이 진지하게 추구하는 쾌락은 결여되어 있습니다. 어떤 기분으로 만든 영화인지는 알겠는데, 그래도 복수담이 약한 건 걸려요. 영화가 진행되면서 악역인 풋볼팀 캡틴은 점점 사악해지고 강해지는데, 치어리더 측 대응은 허약하기 짝이 없으니까요.

영화는 전혀 의미없는 클리프행어로 끝내고 이것이 이어지는 이야기의 1부라고 알리는데, 정말 2부를 만들 생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역시 그들이 가지고 놀고 있는 장르 관습 중 하나겠죠. (14/08/09)

★★☆

기타등등
한국만화박물관 상영관에서 봤고 마스킹 상태가 엉망이었죠. 이러지 맙시다.


감독: Lucky McKee, Chris Sivertson, 출연: Caitlin Stasey, Sianoa Smit-McPhee, Brooke Butler, Tom Williamson, Amanda Grace Cooper, Reanin Johannink, Nicholas S. Morrison, Chris Petrovski

IMDb http://www.imdb.com/title/tt252718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6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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