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 백 Body Bags (1993)

2018.08.19 23:41

DJUNA 조회 수:3390


왓챠플레이에 [보디 백]이 올라왔어요. 존 카펜터와 토비 후퍼가 만든 3부작 옴니버스 호러로, 쇼타임에서 방영된 텔레비전 영화예요. 원래는 시리즈 파일럿으로 만들었다는데 중간에 시리즈 계획은 엎어졌다고 하더군요. 하긴 이미 비슷한 시리즈인 [납골당의 미스터리]가 있는데, 굳이 하나 더 만들 필요가... 앞뒤와 중간중간에 나오는 액자 에피소드엔 존 카펜터가 검시의로 나와 사건들을 소개하는데 시리즈였다면 이런 출연은 조금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보고요.

카펜터가 감독한 첫번째 에피소드 [주유소]는 세 편 중 가장 좋은 작품이에요.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여자 대학생이 주인공입니다. 첫 날이고 야간 근무이니 당연히 무섭죠. 주유소를 찾아오는 남자들도 다들 수상쩍고.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자잘한 긴장이 쌓이고 풀리기를 반복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는데 중반을 넘기면 꽝. 살인마가 나타납니다.

솔직히 엄청나게 대단한 아이디어는 없어요. 한밤중에 주유소 직원과 손님들을 습격하는 연쇄살인마는 거의 기성품이죠. 하지만 주인공과 살인범의 대결은 리듬감이 살아있고 진짜로 공포스러우며 유머감각도 살아있습니다. 살인마를 호러 영화 속 불사신 괴물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더 현실감이 느껴지는 것도 같고요. 사람을 죽이는 데에 한 치의 주저함도 없으니 무시무시한 존재지만 완력이 대단한 것도 아니고 좀 어리바리하기도 하거든요.

역시 카펜터가 감독한 [머리칼]은 탈모 증상 때문에 고민하는 중년 남자가 주인공이에요. 남자는 텔레비전에서 본 광고를 보고 전문의를 찾아가요.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았다 다음날 풀어보니 파비오 뺨치는 장발이 되었네요. 하지만 그 뒤로 이상한 부작용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후반에는 SF적인 해답이 제시됩니다.

호러보다는 SF의 아이디어를 이용한 코미디에 가깝습니다. 탈모 증상에 고민하는 남자를 놀려대는 코미디인데 후반엔 바디 호러로 흐르는 거죠. 이 아이디어 자체는 재미있는데 그렇게 깊게 다룬 거 같지는 않습니다. 탈모 놀리기 코미디는 좀 반복이 잦은 거 같고, 후반은 너무 빨리 끝나버리더군요. 진짜 구경거리가 시작되는 순간인 것 같은데. 제작비가 부족했을 수도 있지만 그냥 아이디어가 거기서 끝이었던 것도 같고.

토비 후퍼가 감독한 [눈]은 교통사고로 한쪽 눈을 잃은 야수선수가 주인공이에요. 다른 직업이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겠지만 야구선수라면 좀 곤란하죠. 마침 야심에 찬 의사가 안구 이식수술을 제안해요. 수술은 대성공. 하지만 이런 영화에는 늘 그렇듯 눈을 제공한 사람이 좀 수상쩍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눈으로 이상한 것들을 보게 되고 그것들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식 수술을 다룬 이야기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영화예요. 이런 이야기는 심지어 그림 형제 동화에도 있으니 새로울 건 하나도 없죠. 그러니 이야기 자체보다는 이를 어떻게 그리느냐가 중요한데, 전 별로 깊은 인상을 못 받았습니다. 그냥 큰 고민없이 이런 이야기에 있을 법한 그림들만 보여주니까요. (18/08/19)

★★☆

기타등등
주연배우보다 여기저기에 나오는 카메오들이 더 자주 언급되는 영화죠. 존 카펜터는 그냥 주연이고, 토비 후퍼, 웨스 크레이븐, 로저, 코먼, 샘 레이미 같은 호러계의 유명인사들이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어요. [런던의 미국인 늑대인간]의 데이빗 노튼도 1편에서 조연으로 나오고. 3편에서 의사로 나오는 배우는 50년대 괴물 영화 단골이었던 존 에이거고요.


감독: John Carpenter, Tobe Hooper, 배우: John Carpenter, Alex Datcher, David Naughton, Stacy Keach, David Warner, Sheena Easton, Debbie Harry, John Agar, Mark Hamill, Twiggy

IMDb https://www.imdb.com/title/tt0106449/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2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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