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보 키드 Turbo Kid (2015)

2015.08.12 19:16

DJUNA 조회 수:4194


[터보 키드]는 환경오염과 핵전쟁으로 문명이 붕괴된 1997년의 미래가 무대인 영화입니다. 다시 말해 이 세계의 문명은 1980년대 어딘가에서 딱 정지되어 있어요. 한마디로 80년대 영화 팬들이 모여 딱 그 시대에 나왔을 법한 미래 배경 디스토피아 물을 만든 겁니다. 원작은 감독 삼총사가 이전에 [ABC 오브 데쓰] 시리즈를 위해 만든 수많은 단편들 중 하나라고 해요.

전형적인 슈퍼히어로 서사를 따르고 있습니다. 주인공 소년은 멸망한 미래에서 폐품을 교환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그만이 아는 은신처에는 인류 문명, 그러니까 80년대 대중문화의 잡다한 찌꺼기들이 가득하고요. 이들 중 그가 특별히 좋아하는 것인 터보맨이라는 슈퍼히어로가 나오는 만화책입니다. 어느 날 소년은 애플이라는 신비한 소녀를 만나고 동네 악당인 제우스에게 미운털이 박힙니다. 그러다 만화책 터보맨이 입었던 수트를 발견한 그는 슈퍼히어로 터보 키드가 되지요,

천지난만한 청소년물의 줄거리처럼 보이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가차없는 R등급물이에요. [구니스]와 같은 청소년물의 스토리를 기본바탕으로 삼고 있지만 폭력 묘사가 장난이 아니죠. 거의 피터 잭슨의 초기 영화 수준입니다. 툭하면 팔다리가 잘려나가고 내장이 뽑히죠.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특별히 한 부류의 영화를 골라 모델로 삼은 게 아닙니다. 80년대에 나왔던 거의 모든 종류의 SF 모험물들을 그냥 믹서기에 넣고 돌렸어요. 그런데도 이 R등급 폭력들을 안고 여전히 천진한 얼굴로 큰 눈을 깜빡이고 있는 거예요. 이 영화의 두 주인공 중 한 명인 애플처럼요. 이런 균형잡기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진정한 팬질의 공력이 따라야 하지요.

척 봐도 영화제용 영화입니다. 장르 영화제에서 가장 호응이 높을 수밖에 없고 이번 부천영화제에서도 호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아마 이 세계 밖에서는 보다 차분하고 냉정한 반응이 기다리고 있겠죠. 하지만 그걸 영화의 진짜 가치가 드러나는 과정이라고 보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일이 정말 일어난다고 해도 그건 영화가 그만큼이나 타겟관객들을 꿰뚫고 있다는 증거일 테니까요. (15/08/12)

★★★

기타등등
마이클 아이언사이드가 악당으로 나옵니다. 진정한 80년대 영화!


감독: François Simard, Anouk Whissell, Yoann-Karl Whissell, 배우: Munro Chambers, Laurence Leboeuf, Michael Ironside, Edwin Wright, Aaron Jeffery, Romano Orzari, Orphée Ladouceur

IMDb http://www.imdb.com/title/tt367274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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