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이다 (2015)

2015.11.11 18:06

DJUNA 조회 수:9441


[그놈이다]는 [목두기 비디오]의 윤준형이 감독한 첫 장편영화입니다. 그러니 장르를 정확히 잡고 보는 게 좋습니다. 실화 소재 스릴러로 홍보하고 있지만 스릴러보다는 호러 쪽에 더 기울고 있어요.

이 영화가 말하는 '실화'는 1999년 부산 청사포 해변마을에서 거행된 천도재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주인공은 변사체로 발견된 여자 대학생이었다던데 넋건지기굿이 진행될 때 놋그릇이 한 청년 앞에서 멎었다고 합니다. 대학생의 아버지는 그 청년이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뒤를 캤지만 끝까지 증거를 잡지 못했다고 하고요. 솔깃한 이야기이긴 하기만 초자연현상에 대한 증거로 내세우기는 조금 짧은 이야기죠. 물론 영화 소재로는 그냥 좋습니다.

영화에서 범인을 추적하는 사람은 주원이 연기한 시골총각 장우이고 살해당한 건 장우의 동생 은지입니다. 넋건지기굿을 하는 동안 놋그릇이 수상쩍은 남자를 가리키자 그는 그 남자를 추적하는데, 그러는 동안 그에게 도움을 주는 건 귀신을 보고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을 가진 시은입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호러의 비중이 큰 영화입니다. 초자연현상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 호러 영화의 어법을 따르고 있어요. 레퍼런스로 삼은 것 같은 영화들도 대부분 호러고요. 이탈리아 호러의 영향은 노골적이고 [싸이코]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요. 그렇다고 너무 호러가 되려고 기를 쓰다가 망한 수많은 K-호러물의 함정에 빠지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장르를 따르는 것뿐만 아니라, 이걸 능숙하게 토착화시키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합니다. 무대가 되는 경상도 어촌마을의 분위기는 생생하고 천도재와 같은 한국 소재도 잘 쓰였어요. 대사나 캐릭터 역시 현실성이 상당하고요. 무엇보다 배우들이 소재와 이야기를 무리없이 잘 묶고 있습니다. 정말로 아무런 영혼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던 [더 폰] 같은 영화와 비교하면 이 영화의 장점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15/11/11)

★★★

기타등등
최근 나온 한국 장르 영화 중 경찰 혐오가 가장 두드러진 작품입니다.


감독: 윤준형, 배우: 주원, 유해진, 이유영, 류혜영, 이준혁, 김영웅, 서현우, 김민서, 다른 제목: Fatal Intuition

IMDb http://www.imdb.com/title/tt505229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4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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