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넨툰치 Sennentuntschi (2010)

2017.01.22 19:48

DJUNA 조회 수:5097


스위스 호러 영화를 한 편 보았어요. [세넨툰치]라고. 미카엘 슈타이너가 만든 이 영화의 이상한 제목은 알프스 지방에서 떠도는 전설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유명한 전설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구글에서 Sennentuntschi로 검색하면 이 영화 관련 정보만 걸리더군요.

영화의 배경은 당연히 알프스 산맥에 있는 시골마을입니다. 버섯을 따러 간 모녀가 30년도 더 된 시체를 발견해요. 엄마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데,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둘로 갈립니다. 둘 다 70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둘 사이에 며칠의 시간차가 있지요.

첫 번째 이야기는 마을 성당의 성구 관리인이 목매단 시체로 발견되면서 시작됩니다. 마을 사람들은 장례식을 치르는데, 갑자기 말 못 하는 이상한 여자가 마을 사람들 앞에 나타나요. 마을의 유일한 경찰관인 로이슈는 그 여자를 돌보는데, 마을 사람들은 다들 수상쩍다고 생각하죠. 특히 그 동네 신부는 그 여자가 전설 속의 세넨툰치라고 주장하며 사람들을 선동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그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양치기 오두막에서 벌어집니다. 세 명의 양치기가 압상트에 취한 상태에서 전설의 세넨툰치를 만듭니다. 그러니까 빗자루, 넝마 같은 것으로 만든 여자 인형에게 주문을 건 것이죠. 다음 날 진짜로 여자가 나타나고 남자들은 그 여자를 강간합니다. 그런데 전설에 따르면 세넨툰치는 자기를 강간한 남자에게 반드시 복수를 한다면서요?

영화의 야심은 이야기의 구조에 있습니다. 두 가지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진행하면서 세넨툰치 전설이 가진 이야기의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뽑으려 하는 것이죠. 이 구조 속에서 영화는 전통적인 초자연적 괴물 이야기이기도 하고, 작은 마을 사람들의 편견에 고통받는 이방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의외로 그럴싸한 추리물이기도 합니다.

이룬 게 꽤 많지만 그래도 거칠고 서툰 부분이 많이 눈에 들어옵니다. 번갈아 진행되는 두 개의 이야기는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서 지나치게 많은 부분이 중복됩니다. 이야기들이 그렇게 잘 붙는 편도 아니고, 지나치게 유머없이 정공법으로 치고 나가는 통에 오히려 신빙성을 잃는 부분들이 있지요. 한마디로 야심을 따라가지 못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넨투치를 연기한 록산 메스퀴다는 좋은 호러 영화 주인공이고, 폭력과 젠더, 편견에 대한 영화의 주제는 여전히 꽤 살아있습니다. 많은 장르팬들은 유로 트래시 영화의 익숙한 느낌을 즐겼을 거고. (17/01/22)

★★☆

기타등등
넷플릭스에서 봤습니다. 여긴 은근히 궁금한 호러영화들이 많군요.


감독: Michael Steiner, 배우: Roxane Mesquida, Nicholas Ofczarek, Andrea Zogg, Carlos Leal, Joel Basman, Hanspeter Müller, Rebecca Indermaur, 다른 제목: 세넨툰치: 커스 오브 더 알프스, Sennentuntschi: Curse of the Alps

IMDb http://www.imdb.com/title/tt1296077/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459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