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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공사가 한창이던 런던의 홉스 엔드에서 5백만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원시인의 유골과 정체불명의 인공물이 발견됩니다. 우연히 발굴현장을 찾은 버나드 쿼터매스 교수는 이 인공물이 지구 식민화를 위해 고대 화성에서 날아온 우주선이며 인류는 그들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개량한 종이라고 주장하지요. 그리고 아직까지 살아있는 우주선의 두뇌는 주변 사람들의 숨겨진 기억을 자극해 폭력적인 영향을 끼치는 환각을 만들어내고 있었지요.

[쿼터매스 앤 더 핏]은 전에 소개한 적 있는 [쿼터매스 익스페리먼트]와 마찬가지로 나이젤 닐의 [쿼터매스] 텔레비전 시리즈의 리메이크입니다. 35분짜리 6부작이었던 흑백 텔레비전 드라마 원작을 영화 한 편으로 압축해서 60년대 컬러 해머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영화는 SF로 그린 고딕 호러입니다. 아서 C.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에서 그랬던 것처럼, 악마와 관련된 인류의 기억이 외계인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두 장르를 하나로 묶는 것입니다. 초자연현상을 SF로 설명하는 이러한 태도는 [닥터 후]와 같은 후배 영국 장르 시리즈에 부인할 수 없는 영향을 끼쳤겠지요. 스티븐 킹의 [토미노커스]나 콜린 윌슨의 [스페이스 뱀파이어] 그리고 그 작품을 영화화한 [라이프포스]도 그 영향권 안에 있을 겁니다. 런던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후반부는 [라이프포스]가 그대로 따온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만족스러운 장르물입니다. 단지 오리지널인 텔레비전 시리즈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수효과 같은 건 초라했지만 그거야 지금보면 둘 다 마찬가지니까요. 오리지널 시리즈는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사변을 더 여유롭게 전개하고 있고 쿼터매스 역의 배우도 원작의 앙드레 모렐이 영화 속 앤드루 키어보다 더 무게감이 큽니다. (14/04/28)

★★★

기타등등
오리지널 [쿼터매스] 시리즈 세 편은 모두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감독: Roy Ward Baker, 출연: Andrew Keir, James Donald, Barbara Shelley, Julian Glover, Duncan Lamont, Bryan Marshall, Peter Copley, Edwin Richfield, 다른 제목: Five Million Years to Earth

IMDb http://www.imdb.com/title/tt0062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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