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미의 어드벤처]의 가장 큰 장점은 이 작품이 최상의 3D 경험을 제공해준다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들이 '이 영화 과연 3D인 게 맞는 거야? 도대체 왜 내가 이 안경을 끼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단 한 순간도 들지 않는 영화죠. 아무리 노골적인 3D 경험이 멀미를 초래하고 유치해보인다고 해도 일단 안경을 쓴 관객들은 그런 노골적인 3D를 기대하기 마련이고 [새미의 어드벤처]는 그들의 기대를 결코 얕보지 않습니다. 


영화는 3D 오브젝트의 진열장과 같습니다. 주인공 바다거북 새미가, 잠시 같이 머물던 히피들이 읽어주던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영향을 받아 세계일주를 결심한 것도 순전히 관객들에게 다양한 입체 효과와 구경거리들을 제공하기 위해서지요. 그 동안 관객들은 일종의 동물원 구경을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냥 한가하게 거닐면서 눈 앞에 동물들이나 풍경이 3D로 나오면 그냥 보는 거죠.


이 정도 말했으면 제2의 [니모를 찾아서]를 기대하시는 분은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목적도 없고 방향도 없습니다. 새미라는 바다거북이 그냥 전세계를 떠돌아다닌다는 이야기니까요. 작가도 그것만으로는 모자란다고 생각했는지, 알에서 깨어난 날 처음 만난 여자 거북 샐리를 만들었어요. 새미는 샐리가 운명의 상대라고 생각하고 평생 동안 쫓아다니는데, 이들의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말도 안 되는 우연의 일치가 동원됩니다. 


[새미의 어드벤처]는 환경주의를 옹호하고 싶어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 메시지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모르겠어요. 영화에는 침몰한 유조선도 나오고, 불법 포경선도 나오며,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로 오염된 바다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들은 그냥 열거만 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아요. 이보다는 수상쩍을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 그린피스 사람들과 히피들이 더 눈에 들어오는데, 그 때문에 환경주의 영화라는 인상보다는 그린피스 홍보물이라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이 둘은 좀 다른 거잖습니까. (10/12/07)



기타등등

우리나라에서는 설리, 대성, 윤형빈이 더빙을 맡았죠. 괜찮습니다. 하지만 아주 열성적인 팬이 아니라면 이들의 목소리를 구별하지는 못할 거예요. 


감독: Ben Stassen, 출연: Yuri Lowenthal, Isabelle Fuhrman, Billy Unger, Heather Trzyna, 다른 제목: Sammy's Adventures: The Secret Passage, Around The World in 50 Years 3D


IMDb http://www.imdb.com/title/tt1230204/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70427&imageNid=6218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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