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담 (2016)

2016.06.06 21:49

DJUNA 조회 수:12664


이현주의 [연애담]은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작품입니다. 온라인 예매를 시작한지 3분만에 매진이 되었다나. 감독도 예매전쟁에서 져서 표를 못 구했대요. 전주국제영화제에서의 호평과 입소문 때문이었겠죠.

두 여자 이야기입니다. 미술학도인 윤주는 졸업작품 재료를 구하러 갔다가 지수라는 여자와 만납니다. 나중에 편의점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 애인 사이로 발전합니다. 윤주는 나이가 더 많지만 지수는 첫 애인, 하지만 지수는 이미 다른 여자들과 경험이 많고 얼마 전에도 그렇게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여자친구와 헤어졌지요.

이후에 일어나는 일은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 있습니다. [아가씨]에서 볼 수 있었던 판타지는 없어요. 윤주와 지수의 연애 이야기에 영향을 주는 것들은 지극히 현실적입니다. 일단 윤주는 졸업작품을 완성해야 합니다. 지수는 독립생활을 접고 인천에 있는 아버지네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고요. 커밍아웃의 여파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사랑도 좋고 섹스도 좋지만 사람 마음은 잘 흔들리고 잘 부서지는 기계지요.

[연애담]의 장점은 이 세부적인 디테일의 묘사와 연결성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고만고만한 이야기의 재료가 무척 설득력 있는 논리에 따라 흐르고 있어요. 종종 두 주인공의 행동과 선택 때문에 갑갑해지긴 합니다만 그게 억지스럽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연애 묘사, 섹스 묘사의 현실성은 자연스럽게 연애영화로서의 매력으로 연결되고요. 허진호 감독의 초기작 분위기를 상상하셔도 될 것 같아요. 특히 [봄날은 간다]요. 단지 이 영화엔'남자주인공'이 존재하지 않고 그것만으로 차별성은 상당해집니다.

로맨틱한 거짓말을 하기엔 너무 솔직하고, 그걸 자학적 나르시시즘으로 몰고가지 않는 양심도 있는 영화입니다. 밋밋하고 건조해지기 딱 좋은 상황인데, 정작 영화는 안 그렇습니다. 그만큼이나 감정이입의 힘이 강하고 윤주와 지수를 연기한 이상희와 류선영의 매력과 호흡이 좋기 때문이죠. (16/06/06)

★★★☆

기타등등
영화의 무대가 된 곳 대부분이 제 영역권에 있는 곳이라 영화가 더 친숙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어요.


감독: 이현주, 배우: 이상희, 류선영, 박근록, 박주환, 한준섭, 다른 제목: Our Lov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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