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버 더 그레이트 Tobor the Great (1954)

2020.04.05 21:53

DJUNA 조회 수:1080


[토버 더 그레이트]는 1954년에 나온 저예산 독립 SF 영화입니다. 제목의 토버는 말장난이에요. Tobor - Robot. 로봇을 거꾸로 쓴 거죠. 로봇 이름 짓기가 그렇게 귀찮았던 걸까요. 근데 토버라는 이름의 로봇이 이 영화에 처음 나온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1년 전인가 선례가 있대요. 그 쪽도 이름 짓기가 귀찮았던 걸까.

도입부는 논리적입니다. 랠프 해리슨이라는 과학자가 나사... 아니, 당시엔 나사가 없었죠. 하여간 나사 비슷한 기관을 그만둡니다. 위험한 실험으로 우주인 지망자들을 위험에 몰아넣는다고 비판하면서요. 그 직후 아놀드 노르드스트롬이란 과학자가 해리슨을 찾아오는데, 노르드스트롬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갖고 있었죠. 로봇요.

이건 올바른 예측이잖아요. 우리가 달궤도 너머 다른 행성에 보낸 우주선은 모두 로봇이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는 1950년대 싸구려 SF이기 때문에 노르드스트롬의 토버는 깡통처럼 생긴 인간형 로봇입니다. 텔레파시로 인간정신과 연결도 되고 악당과 싸울 수도 있지요. 이는 노르드스트롬과 손자 가지가 외국인 스파이에게 납치당했을 때 요긴하게 쓰입니다

1950년대 저예산 미국 SF의 전형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우주선, 로봇, 공산국가에서 온 스파이. 스파이들은 이야기를 쉽게 만들기 위해 삽입되었겠지요. 당시 나온 이 장르의 영화가 대부분 그렇듯, 그렇게 깊은 고민이 있는 각본은 아닙니다. 도입부의 3분의 1정도는 오리엔테이션스럽고요.

이 영화의 가장 눈에 뜨이는 특징은 어린이 영화, 적어도 어린이 영화스러운 영화라는 것입니다. 지금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의 어린이 캐릭터 가지는 1950년대 영화 특유의 짜증스러움으로 범벅이 된, 그렇게까지 매력적인 캐릭터는 아닌데, 당시 어린이 관객들에겐 100퍼센트 감정이입이 가능한 존재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엄청 부럽지요, 천재 과학자인 할아버지 집에서 살고 있는데 비밀 실험실에는 최첨단 로봇이 있습니다. 이 영화가 미국 SF 영화계에서 '남자아이와 로봇 커플링'의 시작이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먼 조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20/04/05)

★★

기타등등
토버가 우주 시뮬레이션을 하다가 신경증에 걸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 시뮬레이션 기계가 꼭 80년대 게임기처럼 생겼습니다. 전자오락이라는 개념도 존재하지 않았던 때였지요.


감독: Lee Sholem, 배우: Charles Drake, Karin Booth, Billy Chapin, Taylor Holmes, Alan Reynolds, Steven Geray, Henry Kulky, Franz Roehn, Hal Baylor, Peter Brocco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47590/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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