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빠'들...

  • 제제벨
  •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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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씨인사이드 정치사회 갤러리에서 얼마 간이나마 활동을 한 적 있습니다. 게시물도 쓰고 리플도 달고, 논쟁도 벌이고... 지금은 몇가지 이유로 거기에 들어가지 않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의 항의 비스무리한 것으로 풀렸지만 얼마 전까지 거기에서는 게시물이나 리플에 '노빠'라는 단어 자체를 쓰지 못하게 되어있었습니다. 노빠라는 말은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의미의 속어..로 사용되고 있죠.

연전에 노사모 활동을 하던 친구가 상을 당해서 문상을 간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명계남씨를 봤죠. 뭐 얘기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연예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사람에게서 진지한 생활인의 모습을 본다는 것이 그리 기분 나쁜 일은 아닙니다. 캠퍼스에서는 일체 연예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다른 활동도 하지만) 거의 공부에만 전념하는 정재환씨 같은 분을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죠. 자세히 듣지는 않았지만 상가집에서 지지자들이 모여 열심히 토론하는 모습도 저는 지켜보았습니다.

정치인 노무현이 어떤 사람인지는 대통령이 되어서야 판명났지만,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예전의 지지자들은 참 괜찮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대통령 노무현이 존재할 리가 만무하죠. 만약 제가 그 사람들을 '노빠'라고 부른다면... 듣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애정을 담아서 한 말이라고 열심히 주장할 겁니다. 그래도 듣기 싫어하겠죠. 하지만 뭐... 그러나 지금의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없어 보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언젠가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한 네티즌이 4.15선거를 마치고 자랑스럽게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주위에서 한나라당 지지하는 친구들을 열심히 설득했는데 그래도 가망 없는 사람들은 일부러 투표날 놀러가도록 유도했다'. 그 사람들이 실제로 투표를 안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때 분위기는 말하자면 투표율이 왜 이리 낮냐고 질타하던 판국이었거든요. 쩝... 그리고 박근혜는 젓가락질을 못하는데, 그건 그가 서민적이지 않다는 증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봤습니다. 젓가락질은 저도 잘 못합니다만, 그건 제가 잘 살아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쩝쩝...

서프라이즈는 제가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는 아닙니다만... 김선일씨 사건 이후로 들어가봤는데 가관이더군요. '내 판단을 대통령에게 위임하는 것이 어떠냐'는 무뇌스러운 글도 점수(추천수)가 엄청나고, 김선일씨 유가족들에게 오히려 '오만불손'하다며 '자중'하라는 글도 그렇습니다. 추천수 높은 글을 보면 대략 그 사이트 유저들의 성향을 알 수 있는 법인데, 조선일보 독자마당과 서프라이즈는 참... 그래도 서프라이즈 사람들은 철자법을 지키고, 무슨 글인지 내용은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이 조독마와 다르네요.

저는 지금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들이 파병을 찬성하는 것이, 단순히 노무현 대통령을 보위하기 위해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들의 성향은 사실 굉장히 보수적입니다(이건 정말 욕으로 쓰는 말이 아닙니다). 가끔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나 여성 문제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지지하는 노무현 대통령 및 주변에 있는 사람들 몇몇은 상당히 위험한 마키아벨리스트이고... 그게 그의 지지자들에게까지 보인다는 현상은 충분히 우려할만한 것입니다.

밑에서 토론하는 것을 지켜보고 뭔가 내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없을까 했는데,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들에 대해 느끼는 실망을 토로하는 쪽으로 나아갔군요. 여하튼... 제 경험으로 보자면 토론에 있어서 상대방의 성향을 지적하는 것은 토론을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상대편에서 하는 얘기가 아무리 징글맞아도 '너는 한나라당 지지자니까 그런 말을 하는거다' 이것은 토론을 끝내자는 거죠. 토론이란 건 재미있긴 하지만 저는 그것으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는 기대는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으로 토론을 진행한다면 자연히 거칠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저도 그렇지만 열띠게 토론을 벌인 당사자 앞에서 '내 생각이 틀린 것 같다. 당신말이 옳다'고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현자가 아니고서야.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이 사이트에도 노무현 대통령 지지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위에서 제가 하는 말들은 디씨인사이드에서의 경험을 근거로 한 것이고, 아직 저는 이 사이트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지 못합니다. 몇몇 표현에 대해서 양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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