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The Discovery (2017)

2017.04.04 00:17

DJUNA 조회 수:2810


찰리 맥도웰의 [디스커버리]는 로버트 셰클리식 아이디어에서 출발합니다. 사람이 죽어도 영혼이 살아남는다는 것이 과학적이 입증된 것이죠. 그 영혼이 어디로 가는지는 아직 모르지만요. 사람들은 이 엄청난 발견을 그냥 '디스커버리'라고 부릅니다.

사후세계와 영혼의 존재가 증명된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여러 가지 일들을 상상할 수 있겠네요. 일단 제도권 종교가 이를 가만히 둘 리가 없습니다. 분명 이를 자기네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하겠죠. 과학계에서는 이 새로운 발견을 기존의 이론에 통합시키거나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내려 노력하겠지요. 사람들의 반응도 여러 가지일 거예요. 내세의 존재에 안심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오히려 더 겁에 질리는 사람들도 있겠죠.

하지만 이 영화에선 아주 제한된 이야기만을 다룹니다. 영화 밖에선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날 수 있지만 우린 단 한 가지만을 알아요. '디스커버리'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내세로 가기 위해 자살한다는 것이죠. 물론 그런 사람들도 있겠죠. 하지만 그게 이 발견에 대한 유일한 반응일까? 좀 심심하지 않나요?

영화가 이야기를 진척시키는 방향도 그렇게까지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그 결정적인 발견을 한 과학자와 그의 아들, 그 아들이 어쩌다가 자살하는 걸 막은 여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어쩌다가 같이 어울리게 된 이 사람들은 내세에 대한 과학자의 연구에 동참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내세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요. 그 이후는 스포일러이고.

나쁘지 않은 방향이 아니냐고요? 글쎄요.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영화에서 주어진 초기 조건 만으로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데, 영화는 이를 통해 계속 추가 설정을 더 만들어내요. 그리고 그 설정이라는 게 참 편리해요. 작가가 이야기를 만들기 쉽게 세팅되어 있는 거죠. 당연히 이야기는 얇아지게 됩니다.

영화가 과학을 다루는 방식도 신경이 쓰입니다. 사람들이 저렇게 사후세계를 믿는 걸 보면 이미 정설이 된 거죠. 그렇다면 그건 이미 최초 발견자의 손을 떠난 것이라고 봐야 해요. 수많은 실험이 이루어졌을 것이고 검증이 되었겠고 여러 다른 과학자들이 추가 연구를 하고 있겠죠. 그런데 이 영화에서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기하는 과학자는 마치 이 연구를 혼자 독점하고 있는 미치광이 과학자처럼 굽니다. 그건 태도는 아무래도 이런 분위기의 영화와는 맞지 않죠.

나쁜 영화는 아니에요. 배우들의 연기는 좋은 편이고 쓸쓸한 분위기도 나쁘지 않고 상실과 후회에 대한 고민도 적당히 먹힙니다. 하지만 SF로서 영화는 너무 쉬운 길을 가고 있고 더 재미있고 깊이 있을 질문들을 외면하고 있어요. 그게 문제인 거죠. (17/04/04)

★★☆

기타등등
엔드 크레디트 끝에 쿠키가 있는데, 별 의미는 없습니다.


감독: Charlie McDowell, 배우: Robert Redford, Jason Segel, Rooney Mara, Jesse Plemons, Ron Canada, Riley Keough, Adam Khaykin, Mary Steenburgen

IMDb http://www.imdb.com/title/tt515578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7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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