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설 Colossal (2016)

2017.05.07 23:19

DJUNA 조회 수:4489


직장도 잃고 남자친구에게도 차인 글로리아는 시골의 고향집으로 돌아옵니다. 거기서 옛 친구들을 만나고 새 생활을 시작하려던 그녀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서울에 갑자기 나타난 괴물이 글로리아의 모든 행동들을 그대로 따라하기 시작한 것이죠. 글로리아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통제하려 하지만 다른 누군가의 조종을 받는 거대 로봇이 나타나면서 일은 점점 복잡해집니다.

이 설정을 이치에 맞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가능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나초 비갈론도가 [콜로설]의 이야기를 짜면서 '이치에 맞는 설명'에 신경을 쓰지 않은 건 분명합니다. 하긴 이런 이야기에서 이치에 맞는 설명을 찾다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겠죠.

설명이 말도 안 되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그 자체로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건 불가능합니다. 결국 괴물은 은유인 거죠. 무엇에 대한 은유인가. 여러 가지가 있을 수가 있겠죠. 예를 들어 글로리아는 무책임한 알코올 중독자인데, 이런 사람들의 무책임함이 주변에 끼치는 악영향을 괴물에 비유한 건지도 모릅니다. 1세계 사람들의 무심한 행동이 다른 작은 나라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라고 읽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로봇이 등장하면서 영화는 결국 여자들의 이야기로 갑니다. 최악의 남자 관계에 빠져 삶의 통제력을 잃었다가 이를 다시 되찾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로요.

굉장히 비갈론도적인 영화입니다. 밖에서는 어마어마한 SF적 재난이 벌어지고 있지만 정작 주인공들은 좁은 공간 안에서 자기만의 코미디를 하고 있죠. 전작 중엔 [지구 멸망의 날, 사랑하다]가 좀 비슷하네요. 영화는 거대괴수 영화와 동네 코미디의 경계를 오가면서 종종 재미있는 트릭을 찾아냅니다. 일반적인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서는 대자본을 들여야 구현하는 스펙터클을 동네 놀이터에서 아주 소박하게 해치우는 식이죠. 하지만 괴수 영화를 기대하고 온 관객들은 이런 한가한 그림에 좀 심심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영화의 중심은 앤 해서웨이가 연기하는 글로리아이고, 해서웨이의 연기는 정말 좋습니다. 종종 핀트가 안 맞고 휘청거리는 영화지만 배우로서 해서웨이에겐 정말 모든 걸 주는 영화죠. (17/05/07)

★★★

기타등등
설정상 서울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아주 좋지는 않습니다. 언어가 잘못 쓰이는 부분도 있고 부천에서 찍은 장면은 너무 부천스러워서... 그래도 신기하긴 해요.


감독: Nacho Vigalondo, 배우: Anne Hathaway, Jason Sudeikis, Austin Stowell, Tim Blake Nelson, Dan Stevens, Hannah Cheramy, Nathan Ellison

IMDb http://www.imdb.com/title/tt468018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3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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