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도 The Autopsy of Jane Doe (2016)

2017.08.08 05:31

DJUNA 조회 수:2230


[제인 도]는 제가 올해 부천영화제에서 본 영화들 중 가장 노골적으로 변태스러운 설정으로 시작하는 작품입니다. 내용이라는 게 두 남자가 러닝타임 내내 젊고 아름다운 여자의 시체를 칼로 난도질한다는 것이니까요.

물론 이 영화엔 핑계가 있습니다. 두 남자는 부자 관계로 버지니아의 시골마을에서 검시의로 일하고 있습니다. 여자의 시체는 살인사건의 현장에서 발견되었고요. 사인을 밝히는 건 이들의 임무죠. 당연히 사적인 욕망은 개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브라이언 콕스와 에밀 허시는 이 두 캐릭터를 아주 프로페셔널하고 믿음직하게 연기해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설정의 변태스러움이 사라지느냐? 그건 아니란 말입니다. 오히려 이들의 정통 연기와 정공법으로 내딛는 영화의 태도 때문에 더 변태스러워 보입니다.

하여간 영화는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줍니다. 두 검시의가 러닝타임 내내 하나의 시체를 엄격한 절차에 따라 해부하는 과정이죠. 이들은 각 단계마다 시체에서 이상한 흔적을 발견하고 이는 공포스러운 초자연현상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두 주인공은 유령들이 사방에 도사리고 있는 미지의 세계에 뚝 떨어진 탐험가들이에요. 그들이 해부하는 제인 도의 시체는 사람 크기로 축소된 미개척지고요.

그러니까 영화는 '난도질 당하는 여자의 몸'이라는 흔한 호러 영화 재료를 아주 색다르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입니다. 색다를 뿐만 아니라 효과적이기도 해요. 중후반까지 제인 도는 호기심과 공포를 동시에 적절하게 자극하는 훌륭한 주인공입니다. 여전히 변태적이긴... 아, 이 이야기를 또 할 필요는 없겠군요.

단지 마무리가 평범합니다. 비교적 잘 끌어오긴 했는데, 아무래도 후반부에 '보통 관객'을 위한 '평범한' 자극이 모자란 것 같아 걱정한 티가 나요. 제인 도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부터 영화는 흔한 난도질 공포물의 관습으로 일관합니다. 아쉬워요. 더 나은 결말을 찾을 수 있었을 거 같은데. (17/08/08)

★★★

기타등등
[트롤 헌터]의 안드레 외브레달이 만든 첫 영어영화라고 합니다.


감독: André Øvredal, 배우: Brian Cox, Emile Hirsch, Ophelia Lovibond, Michael McElhatton, Olwen Catherine Kelly, Jane Perry, Parker Sawyers

IMDb http://www.imdb.com/title/tt328995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4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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