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넷플릭스에 뜬 킴블 렌들의 [무덤의 수호자]는 중국과 오스트레일리아 합작 영화입니다. 요샌 이 두 나라의 합작이 꽤 많다고 해요. 양쪽 다 얻는 게 있겠죠. 중국에게 호주는 미국보다 가까우면서도 싸게 영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곳이겠고, 호주에선 중국 자본이 들어오는 게 나쁠 리 없을 거고.

영화는 리빙빙의 [툼 레이더]로 홍보되고 있습니다. 리빙빙이 연기하는 지아는 동물학자인데, 얼마 전에 동생 루크가 실종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친구인 메이슨과 함께 루크가 실종된 곳을 찾아간 지아는 고대 중국 황제의 무덤을 발견합니다. 이 황제는 진시황을 모델로 한 것 같은데, 허구의 인물이에요.

이 영화의 괴물은 깔대기그물거미입니다. 불로장수를 추구하는 중국의 황제가 부하들을 전세계로 보냈고 그 중 한 팀이 호주에 도착해서 원주민들로부터 무시무시한 독거미를 받았는데 그 독은 불로장생약의 재료였어요. 그런데 이 거미를 가축화해서 기르는 동안 더 끔찍한 괴물로 변형되었던 거죠. 이 정도면 중국/오스트레일리아 합작영화용 아이디어로는 꽤 괜찮지 않습니까? 엄청 좋지는 않지만 해볼만 해요.

하지만 영화는 이 재료를 그냥 대충 다루고 있습니다. 딱 옛날 텔레비전 영화 수준인데 와이드 스크린 용인 거죠. 대사는, 특히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농담들은 민망할 정도로 나쁘고 이야기는 딱 고대 무덤 테마의 방탈출 게임인데, 모델로 삼은 [인디아나 존스] 영화 시리즈나 [툼 레이더] 게임의 흥분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나쁜 건 연기인데... 이런 종류의 다국적 영화들에서 최선의 연기를 기대하는 건 어렵지만 이 영화는 좀 심하더군요. 중국 배우들은 그래도 영어로 연기하니까 어느 정도 핸디캡을 인정해줄 수 있지만 메이슨으로 나오는 켈시 그래머는 왜... 80년대 다국적 유럽 영화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더빙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죠. (18/03/24)

★☆

기타등등
깔대기그물거미의 독은 뇌졸중 치료제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는군요.


감독: Kimble Rendall, 배우: Li Bingbing, Wu Chun, Kelsey Grammer, Stef Dawson, Shane Jacobson, Ryan Johnson, Jason Chong, 다른 제목: Mí cháo

IMDb http://www.imdb.com/title/tt4915672/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6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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