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회 (2016)

2018.03.27 23:29

DJUNA 조회 수:4742


김수안 이름과 얼굴로 홍보 중인 [운동회]라는 영화를 보았어요. 그런데 정작 김수안의 이름은 뒤에 '그리고 김수안'이라고 나오더군요. 찍기는 조금 일찍 찍은 거 같은데, 그 뒤에 김수안의 지명도가 올라가면서 뒤늦게 개봉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여간 김수안의 비중은 예고편이나 보도자료, 포스터가 주장하는 것보다 적습니다.

부산 사는 가족 이야기예요. 엄마, 아빠, 딸, 할아버지 그리고 다른 집에 사는 외삼촌. 이 다섯 명의 이야기가 비슷한 비중으로 그려집니다. 학교 운동회를 앞두고 있는 딸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예쁘장한 유럽계 혼혈 남자 아이를 좋아합니다. 아빠는 다니던 회사에서 막 정리해고를 당했고요. 애니메이션 일을 하는 외삼촌은 영화가 엎어지는 바람에 돈이 없습니다. 월남전 참전군인인 할아버지는 이 영화에서는 아버지 연합이라고 불리는 극우단체에 말려들었습니다. 엄마는 자원봉사단체에 손을 빌려주러 갔다가 거기 이사님에게 반합니다.

영화는 이들을 한국 사회의 축소판으로 삼으려고 하고 있는데, 이게 너무 노골적이라 그리 성공적이지 못합니다. 캐릭터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설정이 아니라 이들의 이야기는 그냥 피상적이죠. (특히 남자들의) 억울함과 울분은 느껴지는데, 단지 그뿐이에요. 이 이야기가 여자들에게로 넘어가면 심지어 그것도 잘 못하죠. 그들에 대한 공감능력이 부족하니까요. 엄마와 딸의 이야기가 모두 잘생긴 남자에게 반했는데 결국 포기한다는 이야기예요. 딸의 경우는 옆에 있는 통통한 남자애로 만족하라는 교훈까지 주고.

따로따로 놀던 가족의 이야기를 영화 후반에 한점으로 모으는 게 영화의 계획입니다. [좋지 아니한가]와 비슷하죠. 하지만 각자 사회적 이슈를 하나씩 업고 있는 사람들이 어쩌다 한 자리에 모여서 얼렁뚱땅 가족의 정으로 뭉치는 광경은 웃기지도 않고 심각한 이야기를 너무 가볍게 만들어버립니다. 이런 식으로 끝낼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생각해보니 이런 식으로 할 이야기도 아니었습니다. (18/03/27)

★★

기타등등
아, 조금 더 검색해봤어요. 2016년에 찍었군요.


감독: 김진태, 배우: 김수안, 박찬영, 이정비, 양지웅, 최혁, 김진우, 김종인, 다른 제목: A Field Day

Hancinema https://www.hancinema.net/korean_movie_A_Field_Day.php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7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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