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리턴즈 (2018)

2018.07.02 23:14

DJUNA 조회 수:3065


이언희 감독의 [탐정: 리턴즈]를 좀 늦게 보았습니다. 언젠가 본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시간을 내기가 좀 힘들었어요. 물론 언젠가 본다고 생각한 이유는 순전히 감독 때문이었죠. 정말 별로였던 원작의 속편이잖아요. 저에게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감상을 솔직하게 말한다면 그냥 그랬습니다. 원작보다는 덜 불쾌했어요. 하지만 원작에서도 대단한 매력 따위는 없었던 캐릭터들이 속편에서 더 나아졌을 리가 없겠죠.

영화는 1편의 주인공 대만과 태수가 대한민국 최초의 사립탐정사무소를 열면서 시작됩니다. 한참 파리만 날리다가 남편의 살인범을 찾아달라는 여자의 의뢰를 받는데, 알고 봤더니 그 남편이 있었던 복지원 출신의 사람들이 한 명씩 수상쩍은 상황에서 죽음을 맞고 있었던 겁니다. 두 탐정은 사이버 수사대 출신인 여치와 함께 범인을 찾아 나섭니다.

이 각본의 가장 큰 문제는 주인공이 맡는 사건 자체가 별 재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일단 진상을 눈치채기가 너무 쉬워요. 수상쩍을 정도로 많은 후원자들이 있는 복지원 출신의 사람들이 한 명씩 죽는다는 설정이에요. 영화를 안 봐도 벌써 답이 나오지 않습니까? 게다가 답이 빨리 나오는 것과는 별도로 이게 그렇게 말이 안 됩니다.

진상을 맞히기 쉬워도 추리 과정이 재미있다면 그 빈 부분은 채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추리과정은 좀 수동적이에요. 중간중간에 단서가 떨어지고 탐정은 그걸 뒤늦게 주워먹는 식이죠. 영화는 중간중간에 대만에게 셜록 홈즈식 에피소드를 주어서 이 친구가 얼마나 명탐정인지 보여주려 하는데, 정작 사건 수사 과정을 보면 그렇게 유능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이 영화의 각본에는 숨은 비밀을 찾아내고 패턴을 읽는 매력이 없어요.

그렇다면 캐릭터의 매력과 유머에서 재미를 찾아야하는데, 이게 그렇게 대단치는 않았습니다. 액션에 대단한 아이디어가 보였던 것도 아니고요. 그냥 쉬운 아이디어로 수월하게 흘러가는 그런 종류의 영화였습니다.

이언희 감독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뭔가 더 나아졌을까요? 일단 전작만큼 대놓고 여성혐오가 보이는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성 캐릭터는 오히려 줄었어요. 더 심한 알탕 영화가 된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 여혐이 조금 줄어든 건 여자들의 이야기가 축소되었고 남자주인공들과 주변 여자들간의 관계 묘사도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각본에는 남자였는데 여자로 바꾸었다는 손담비 캐릭터는 영 별로입니다. 페티시화된 여자 악당인데다가 이 캐릭터와 연결된 특정 에피소드는 지금과 같은 미투 시대에 가볍게 넣을 도구가 아니었어요.

고용감독으로서 이언희 감독이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겠죠. 인터뷰를 읽어보니 여성 콤비가 나오는 [탐정] 영화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하던데, 그게 성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가 꽤 돈을 벌었으니 (여성 감독 영화로는 흥행 성적 2위랍니다)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탐정: 리턴즈] 자체는 아무나 만들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흥행은 아무나 만들어도 되는 영화를 아무런 이유없이 남자들만 독점하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18/07/02)

★★

기타등등
막판에 꽤 유명한 카메오가 한 명 나옵니다.


감독: 이언희, 배우: 권상우, 성동일, 이광수, 서영희, 남명렬, 최덕문, 손담비, 이일화, 정연주, 다른 제목: The Accidental Detective 2: In Action

IMDb https://www.imdb.com/title/tt7022500/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9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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