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Cuadecuc, vampir (1971)

2018.08.07 01:11

DJUNA 조회 수:1383


스페인의 전설적인 다작왕 제스 (헤수스) 프랑코는 1970년에 크리스토퍼 리, 허버트 롬, 솔레다드 미란다, 클라우스 킨스키 주연의 [드라큘라 백작]을 찍었습니다. 크리스토퍼 리는 이 영화의 각본을 마음에 들어했다고 해요. 비교적 원작에 충실한 각색이라. 이 영화는 요새도 꽤 팬이 있습니다. 테렌스 피셔 버전과 비교하면 재미있지요.

페레 포르타베야의 [뱀파이어]는 이 영화의 비하인드 신 클립으로만 구성된 영화입니다. 스토리는 여전히 [드라큘라]입니다. 프랑코의 영화와 크게 다를 게 없지요. 하지만 촬영 현장을 찍은 클립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현장 스태프들이 돌아다니고, 배우들이 분장을 하거나 촬영을 기다리거나 카메라에 윙크를 던지는 모습이 그대로 보입니다. 영화는 16밀리 흑백이고 종종 극단적으로 콘트라스트가 올라가 흑백 만화처럼 보입니다. 맨 마지막에 [드라큘라] 원작에 나오는 죽음 장면을 크리스토퍼 리가 낭독하는 장면을 제외하면 대사가 없고 그 자리를 음향 효과와 음악이 채웁니다.

그러니까 같은 배우들이 나와 같은 스토리를 따라가는 영화지만 전혀 다른 작품이 나와버렸습니다. 카메라 움직임과 편집은 훨씬 자유롭고 역동적입니다. 드라마와 대사에서 해방된 영화는 프랑코의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초현실적이고 자유분방한 아름다움을 발산합니다. 촬영되는 영화 장면과 비하인드 신 장면이 같은 톤으로 자연스럽게 섞여서 흥미진진한 텍스트를 만들어내기도 하고요. 프랑코의 [드라큘라 백작]보다는 무르나루나 드라이어의 무성 영화에 가까운.

좀 남의 잔치에 끼어들어 놀고 온 것 같은 영화입니다. 뻔뻔스럽게 무임승차해서 비싼 배우들의 얼굴과 세트를 공짜로 써먹은. 생각해보면 같은 노동과 스케줄로 전혀 다른 스타일의 [드라큘라] 영화를 두 편 찍은 셈이니 엄청 생산적인 현장이었겠네요. 물론 프랑코 독재 시절 나온 이 다큐멘터리이기도 하고 극영화이기도 한 아방가르드 영화를 과잉해석할 수 있는 길은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굳이 거기까지 갈 필요는 없겠죠. (18/08/07)

★★★☆

기타등등
이 영화에는 클라우스 킨스키가 안 나오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아쉽지는 않습니다만.


감독: Pere Portabella, 배우: Christopher Lee, Herbert Lom, Soledad Miranda, Jack Taylor, 다른 제목: Vampir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66517/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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