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낙서 American Graffiti (1973)

2019.12.31 21:04

DJUNA 조회 수:1127


조지 루카스의 감독작 중 가장 비평적 성과가 높은 작품은 두 번째 장편인 [청춘낙서]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가장 루카스답지 않은 장르의 영화지요. 1962년 캘리포니아의 소도시를 배경으로 한 코미디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네 남자의 하룻밤을 따라가는 영화입니다.

사연이 있습니다. 루카스의 전작인 [THX 1138]이 흥행에서 죽을 쑤었으니까요. 루카스나 제작자인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다음 영화를 만들 때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뭔가를 만들어야했습니다. [THX 1138] 촬영 중 제작자인 코폴라는 루카스에게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각본을 쓸 수 있냐는 도전을 던졌고, 루카스는 자신의 젊은 시절 (그래봤자 10년 전인데)에서 소재를 끌어와 이 작품을 썼습니다. [청춘낙서]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루카스에게 [스타 워즈]를 만들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스토리가 강한 영화는 아닙니다. 맨 위의 문단의 소개가 전부예요. 이들은 중간중간과 후반에 만나긴 하지만 대체로 따로 다닙니다. 그 중 둘은 차를 타고 거리를 끝도 없이 돌면서 여자를 낚으려고 해요. 이건 크루징이라고 당시에 인기였던 문화였습니다. 영화가 만들어지던 70년대 초엔 죽어가고 있었지요. 교통안전이 중요시되었고 무엇보다 기름값이 뛰었으니까요.

루카스는 그렇게까지 좋은 각본가라는 말을 듣는 사람은 아닌데, [청춘낙서]의 각본은 상당히 좋습니다. 그건 [스타 워즈] 때와는 달리, 허구 세계의 장르적 언어에 의존하는 대신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대사들을 썼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요. [청춘낙서]의 인물들은 생생하고 대사도 날카롭습니다. 무엇보다 60년대 이후 변화해가는 시대 속에서 당시 젊은 남자들이 느꼈던 불안을 영리하게 잡아내고 있지요. 여자 캐릭터는 아마 글로리아 카츠의 도움을 받았을 것 같은데...

지금 보면 이후 영화들과 그렇게까지 동떨어진 것 같지도 않습니다. 자동차에 대한 이 영화의 꾸준한 집착은 [스타 워즈]의 미래 탈것에 대한 집착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지 않으니까요. 그렇게까지 비슷해보이지는 않지만 결국 같은 남자가 만든 영화들인 거예요. (19/12/31)

★★★☆

기타등등
1. 속편이 있었네요? 검색하기 전엔 몰랐습니다. 아니면 알았어도 잊었거나요. 론 하워드가 카메오가 아닌 역할로 출연한 마지막 영화라고 하네요.

2. 넷플릭스에서 내리기 전에 보았는데 16:9로 크롭되어 있더라고요. 요샌 웬만한 드라마도 와이드스크린인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감독: George Lucas, 배우: Richard Dreyfuss, Ron Howard, Paul Le Mat, Charles Martin Smith, Candy Clark, Mackenzie Phillips, Cindy Williams, Wolfman Jack 다른 제목: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69704/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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