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일 (2018)

2020.06.08 23:29

DJUNA 조회 수:1613


영화감독 지망생 최슬기는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부산영화제라고 쓰인 트럭이 따라오는 꿈을 꿉니다. 혹시나해서 날짜를 보니 오늘이 바로 부산국제영화제 출품 마감일이에요. 하늘의 계시라고 생각한 슬기는 상사 생일 케이크를 산다는 핑계로 회사에서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갖고 있는 영화 [자살자]의 파일은 파손되었어요. 이 영화의 파일을 갖고 있는 다른 사람은 이 영화의 주연배우 백한. 어떻게든 이 사람을 찾아서 6시가 되기 전에 부산국제영화제 사이트에 파일을 올려야 합니다.

궁유정 감독의 단편 [마감일]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영화는 구교환 감독의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입니다. 두 영화 모두 화려한 영화계의 표면 밑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려고 하거나 그러다가 과절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지요. 단지 이 영화는 배우와 감독의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느긋하게 전개되는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와는 달리 [마감일]은 데드라인에 맞추어 전개되는 스릴러지요. 막판에 가면 상당히 서스펜스가 넘칩니다.

내부인 관점의 코미디입니다. 관객으로서 우리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나 영화제의 출품 방식에 대해 피상적인 정보밖에 갖고 있지 않지요. 영화는 이 세계의 매커니즘 일부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형식적이고 기능적인 면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를 통해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감정을 보여주죠. 물론 이 세계에서 살아남아 성공하는 건 극소수이기 때문에 이 현실은 해피엔딩의 판타지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단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희망은 보여주지요.

실낱 같은 희망으로 장식된 어두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최슬기를 연기한 윤금선아의 능글맞은 연기는 이 영화의 코미디로서의 가능성을 잔뜩 살려주고 있습니다. 아, [메기]의 이옥섭 감독이 자기 자신으로 나와요. (20/06/08)

★★★

기타등등
퍼플레이에서 7월 1일까지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purplay.co.kr/watchMovie.php?movieId=144


감독: 궁유정, 배우: 윤금선아, 오희준, 이옥섭 다른 제목: Closing Date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6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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